- 300개 업체 한 해 배출 4만여 ｔ
- 기업체 간담회서 대책 마련 요구

경남 양산지역 기업체의 매립용 사업장 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양산시가 유산 폐기물 매립장의 사업장 폐기물 반입을 불허한 데다 영남권 민간 매립장 역시 포화상태로 최근 일부 업체가 반입 중단을 통보받는 등 사업장 폐기물 처리 대란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5일 양산시와 지역 기업체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부터 관내 16개 기업체와 사업장 폐기물 반입과 관련한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계약기간이 남은 5개 업체 역시 올해 말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반입이 불허된다. 시는 지난해 말 기준 한 해 1만6000여 ｔ가량의 관내 사업장 폐기물을 반입하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시는 인구 급증에 따른 처리물량 증가로 유산매립장의 생활쓰레기 포화시기가 애초 오는 2040년에서 2037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돼 이는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민간 매립장마저 포화상태를 보이면서 관내 기업체들이 사업장 폐기물을 처리할 뽀족한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경남·울산과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는 10여 개의 민간 사업장 폐기물 처리 매립장이 있으나 이들 역시 현재 포화상태다.

상북면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처리업을 하는 K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시 유산매립장의 반입 불허에 따라 경북 포항의 한 민간 매립장에 사업장 폐기물을 처리했는데 포화상태로 더는 받아줄 수 없다는 통보를 최근 받았다. 영남권 다른 매립장도 비슷한 처지라고 해 달리 처리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은 민간 매립장에 의존하는 관내 300여 개 기업체가 비슷하다. 이들 업체가 한 해 배출하는 매립용 폐기물은 4만여 ｔ에 이른다. 양산시 덕계동에서 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6) 씨는 “영남권에서 폐기물을 받아 주지 않으면 충청 등 다른 지역에까지 보내야 하는데 물류비를 비롯한 추가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더구나 영남권의 매립장 포화 상태 소식을 들은 타 지역에서 막대한 웃돈까지 요구한다는 소문이 들려 더욱 고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양산시 상북면 기업체협의회(회장 이용덕)는 최근 경남도·양산시가 공동으로 개최한 현장 기동반 기업체 간담회에서 관내 기업체의 사업장 폐기물 처리를 위한 시설 신설 등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만간 생활쓰레기 매립장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업장 매립장 신설은 쉽지 않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광역권 매립장을 확보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