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이 정형외과 교수의 전공의 상습 폭행·대리수술 의혹에 이어 위험 환자를 방치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A(여·57) 씨는 지난달 27일 맹장염이 의심돼 아들과 함께 부산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전날 밤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부산의 한 2차 병원에서 피검사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하고 “맹장염이 맞다”는 진단을 받은 직후였다. 좀 더 안전한 수술을 받고 싶었던 A 씨는 2차 병원 검사 기록지를 들고 곧장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A 씨는 병원에 있었던 4시간 넘게 수술을 받지 못했다. 기본 질문에 이어 재차 피검사와 CT를 진행한 탓에 결과를 기다리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자 정작 수술 공간이 부족해 수술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A 씨는 결국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 뒤늦은 수술을 받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 뻔했다”는 의사의 한마디가 A 씨에겐 그 어느 말보다 아찔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부산대병원 측은 절차에 따라 A 씨 진료를 처리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2차 병원에서 같은 검사를 받았어도 병원 자체적으로 한 번 더 검사하고, 결과에 따라 수술 공간을 알아보는 게 맞다고 맞섰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더 급하게 수술해야 할 응급환자가 있어 이동을 부탁한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