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11명 상습폭행 교수
- 다른 교수 대신 수술 7회 맡아
- 보직교수는 출장·수술 겹치고
- 폭행사건 숨기려 한 정황도
- 복지부, 부산대병원 조사 착수
정형외과 교수가 전공의 10여 명을 상습 폭행해 논란이 된 부산대병원에서 이번에는 대리수술 의혹이 제기됐다. 보직 교수가 폭행을 일삼은 교수에게 수술을 대신 맡기고, 폭행 사건을 덮어주려 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의료법상 환자 동의 없이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의료윤리 차원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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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 부산대병원장이 2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부산대)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더불어민주당·경기고양시병) 의원은 24일 부산대병원 보직 교수 A 씨가 대리수술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제출받은 올해 임원 출장·외래진료 자료와 수술 기록을 비교한 결과 A 씨가 출장을 갔거나 외래진료에 들어간 시간에 수술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A 씨는 올해 7회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 중 4회 출장에서 모두 7회에 걸쳐 수술을 집도한 기록이 나온다. 각각 지난 2월 27일, 3월 17·18일, 5월 26·27일, 7월 21·22일로 1박2일 출장이 세 차례다. A 씨는 또 지난 7월 7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5시25분까지 응급환자를 수술했지만, 같은 시각 환자 30명의 외래진료도 한 것으로 기록됐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부산대에서 열린 부산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질의하고, 무책임한 병원 측의 태도를 질타했다.
유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보직교수가 자신의 수술을 대신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립대병원을 감독하는 교육부와 의료기관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는 특별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의원은 대리수술 의혹 속에 과거 전공의 11명을 상습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정형외과 교수 B 씨와의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며 특별조사를 주문했다. 폭행 교수와 대리수술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부산대병원지부는 B 씨가 A 씨를 대신해 자주 수술대 앞에 섰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7회 수술과 1회 진료를 모두 B 씨가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대병원의 척추담당의는 이들 두 사람뿐이다.
A 교수는 지난 8월 폭행 문제가 불거지며 B 교수의 징계 요구가 제기되자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 전공의에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지난해 2월 A 씨가 보직을 맡은 뒤부터 B 씨가 자주 수술을 대신했다. 이번 폭행사태를 쉬쉬하는 배경이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폭행 사건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지만, 유 의원이 제기한 대리수술과 폭행 무마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해당 교수는 수술한 뒤 출장을 간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술 기록을 보면 지난 2월 27일 오후 세 번, 3월 17일 오전과 오후 한 번씩, 5월 26일 오후 한 번, 7월 21일 오전 한 번 수술한 기록이 있어 병원 측의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본지는 해당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대리수술 의혹이 제기된 부산대병원을 포함해 5개 병원 조사에 착수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