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답률 오차범위 ‘초박빙’시
-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결정

# 공사 재개 시

- 설계수명 60년, 2082년 중단
- 정부 “완전 탈핵 2079년 완성”
- 탈원전 완성 불과 3년 차이 나

# 건설 중단 시

- 위약금 등 천문학적인 보상금
- 전기료 인상 폭 논쟁 불씨 발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20일 오전 ‘건설 중단’과 ‘건설 재개’ 가운데 어느 한쪽이 6% 이상 앞서는 공론조사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처음부터 중단·재개 양쪽 의견이 팽팽했으므로 공론화위도 몇 퍼센트 차이가 나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

■ 오차 범위 밖 6% 이상 나올까

공론화위는 1차 전화조사에서 2만6명의 응답을 받았다. 또 시민참여단 500명 가운데 478명이 지난달 16일 오리엔테이션에서 2차 조사에 참가했다. 이달 13∼15일 종합토론회에는 471명이 참석해 3, 4차 조사에 응했다.

4차 조사결과에는 4지선다형(중단·재개·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모르겠다) 1번 문항과 중단과 재개 양자택일로 묻는 7번 문항이 포함됐다. 찬반 응답 비율이 명확히 차이가 나면 간단한 반면 응답 비율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 ‘초박빙’이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공론화위는 ‘층화확률 추출 방식’으로 계산한 오차범위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500명 대상 설문조사의 오차범위가 일반 무작위 추출 여론조사 방식으로 계산하면 ±4.6% 정도이지만 층화확률추출 방식을 적용하면 ±3∼4% 정도로 작아진다. 공론화위 측은 “결국은 7번 양자택일 문항에서 최소 6% 이상 차이가 나야 명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만약 끝까지 ‘박빙’이라 응답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라도 ‘중단·재개 의견’을 물은 1·3·4차 조사에서 꾸준히 건설 중단이든, 재개든 한쪽 의견이 높았다면 공론화위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며 한쪽으로 권고할 수도 있다. 응답 차이가 1∼3%처럼 ‘초박빙’일 경우 공론화위가 한쪽 방향으로 권고해도 상대방이 수용할 가능성이 적다.

■ 탈원전 시간 차이는 불과 3년

공론화위의 결정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전체가 아니라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를 대상으로 한다. 만약 신고리5·6호기 건설이 중단된다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오는 2079년께 완성된다. 현재 건설이 마무리 단계인 신한울(경북 울진)1·2호기의 설계 수명 만료가 2079년께로 예상되는 탓이다. 신한울1·2호기는 내년 초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신고리5·6호기의 설계수명은 2082년께로 예상된다. 만약 신고리5·6호기 건설이 다시 진행되더라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끝나는 시점과 불과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고리5·6호기는 한국형원전(APR-1400) 모델이므로 설계수명이 60년이다.

신한울3·4호기는 설계가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천지(경북 영덕)1·2호기 역시 지난 7월 환경영향평가 용역이 멈췄다. 수명 연장 논의가 나오던 고리2호기와 월성(경북 경주)1호기 역시 영구정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리2호기는 2023년 설계수명이 끝난다. 월성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이 이미 끝났다. 백운규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7월 “신한울1·2호기의 설계수명이 끝나는 2079년을 완전 탈핵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론화 발표 이후를 걱정하는 시선이 더 많다. 신고리5·6호기 건설 비용을 둘러싼 법적 소송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 기준 신고리5·6호기의 종합공정률은 29.5%(설계 80%, 구매 55%, 시공 11%)였다. 사업비 8조6000억 원 중 1조5000억 원가량이 집행됐다. 계약은 총 164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금액은 4조9000억 원가량이었다. 전기료 인상 논쟁의 불씨도 있다. 환경단체는 “탈핵이 시작되면 일정 부분 전기료가 오르겠지만 국민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