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폐수처리업체가 원인
- 구청 “저감 강제할 방법 없어”
풍성한 어종으로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높은 부산 사하구 구평동 구평방파제가 인근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새어 나오는 악취 탓에 악명을 떨치고 있다. 관할 구청은 주거밀집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17일 오후 구평방파제 서방파제는 평일임에도 20여 명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고즈넉한 풍경도 잠시, 바람이 불자 경유나 등유에서 풍길 법한 기름 냄새와 하수도에서 새어 나오는 듯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인근 주민과 낚시꾼들은 악취의 주범으로 방파제와 150여 m 떨어져 있는 폐수처리업체 A 사를 지목했다. A 사는 선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수탁해 화학·미생물 처리하는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A 사가 들어오면서부터 조금씩 냄새가 나다가 최근 6개월간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이다.
3년 전부터 구평방파제를 즐겨 찾았다는 손모(51) 씨는 심한 경우 낚시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씨는 “바람이 내륙에서 방파제를 향해 불어오거나 구름이 잔뜩 깔리는 날이면 냄새 때문에 숨을 쉬기가 힘들다”며 “A 사가 문을 연 지난해 2월부터 낚시터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더욱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낚시꾼 김모(45) 씨는 “얼마 전 추석 연휴 전후에는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든 악취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방파제 앞에서 영업을 하는 낚시용품점도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B 용품점 대표는 “악취 고통이 말로 다 못할 정도”라며 “구평방파제를 찾는 낚시꾼들이 줄어들까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사하구는 낚시꾼과 상인들의 민원을 접수하고도 주거밀집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악취 저감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구평동처럼 일반공업지역에서는 폐기물수탁처리업종의 경우 허가 대상이 아니라 단순 등록업종이다. 1년에 1번씩 진행되는 정기점검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
사하구 담당자는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수시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며 “법적 기준치 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상태로 악취 저감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A 사 측은 “지난 추석 연휴 폐수 처리에 쓰는 활성탄을 늦게 교체하는 바람에 악취가 심해진 것 같다”며 “폐수를 처리하는 특성상 불쾌한 냄새가 전혀 안 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