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조선업 도구 전시·체험 등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인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의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 예술공작소로 재탄생한다.

영도구는 깡깡이예술마을 내 대평로 교차로에 자리 잡은 적산가옥을 ‘수리 조선 예술공작소’로 개조한다고 17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소유였던 일본풍 2층 가옥이 대상지다.

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에 따르면 이곳은 매축(매립)공사가 진행된 1900년대 초 지어져 1930년 일본인 오이케 츄스케 씨가 최초로 소유했던 건물이다. 해방 이후 선박수리·공업사(1층)와 주택(2층)으로 활용됐다.

영도구는 지난해 10월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올해 연말까지 모두 3억3200만 원을 들여 공작소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일본식 건물이 가진 흔적의 역사를 살려 옛 영도 수리조선산업의 시대적 분위기까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예술공작소에는 수리조선의 역사뿐 아니라 선박 공업 체험 프로그램도 가미된다. 각종 공구를 이용해 소형 공업품을 만들어보고 깡깡이망치 등 다양한 수리 작업 도구도 전시된다. 이곳에선 깡깡이소리와 선박 스크류 제작 영상 등 청각·시각을 활용한 간접체험도 가능할 전망이다. 깡깡이마을사업단 송교성 사무국장은 “바다로 간 사람들이 남긴 삶의 흔적이 일본 적산가옥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평동 깡깡이마을의 역사는 일제와 함께 시작됐다. 19세기 말 일본 어민들이 황금어장을 찾으러 부산으로 건너온 것이 계기였다. 피항에 적합해 대풍포(大風浦)라 불리던 일대는 어선 포구로 이용되다 매립이 되면서 일본 조선소와 가옥들이 들어섰다.

해방 후에는 국내 조선기술이 더해져 우리나라 수리조선의 1번지로 떠올랐다. 일제 군수물자 수송의 핵심기지였던 슬픈 역사도 빼놓을 수 없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