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중심부 등 24시간 운영
- 미세먼지 주범 노후차 출입 단속
- 오염물질 수준 따라 스티커 부착
- 녹색·면제증서 없으면 벌금 부과
- 정부, 車 필터교체 등 정책 지원
- 디젤차 96% 녹색 스티커 부착
- 시민 자발적 참여 제도정착 한몫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도 환경공해 감소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시도 중이다.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차량 통제가 대표적이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제도(Low Emission Zone·LEZ)’도 그 중 하나다.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LEZ를 추진해 올해부터 서울에서 시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인천과 경기도 17개 자치단체로 확대 시행된다. 독일은 2008년부터 ‘공해차량 운행제한지역(Environmental Zone·EZ)’을 도입해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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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염 물질 배출이 가장 적은 그룹(Euro 4) 차량에만 지급하는 녹색 스티커를 붙인 차들이 지난 8월 독일 베를린 시 EZ존(공해차량 운행제한지역)을 달리고 있다. 이준영 기자 |
■스티커 없는 차량은 아웃
EZ존은 차량에서 배출되는 디젤 입자와 질소 산화물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24시간 1년 연중 운영되며 ‘S-반(베를린시 전차 노선)’ 내의 베를린 중심부(882㎢)를 모두 포함한다. 베를린 인구 340만여 명 중 100만여 명이 중심부에 살고 있다. 외부 관광객도 꾸준해 적용 대상은 더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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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안은 ‘Euro 4’ 녹색 스티커. |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차량은 EZ존 안에 있을 수 없다. 독일 내 차량은 오염 물질의 수준에 따라 4개의 배출그룹(Euro 1~4)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스티커로 구분된다. EZ존 안에서 모든 차량은 유리창에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오염 물질 배출이 가장 적은 그룹(Euro 4)에 속하는 차량은 녹색 스티커로 표시된다. EZ존에는 이 차량만 들어갈 수 있다. Euro 2~3은 각각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구분되며 Euro 1은 스티커가 아예 발부되지 않는다.
오염 물질 배출이 많은 차량은 미립자 필터를 개조해 녹색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녹색 스티커나 면제 증서가 없는 경우는 위법으로 8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스티커는 독일 80개 도시에서 통용되며 외국 등록 차량도 반드시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독일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2006년 이전에 생산된 디젤 경트럭을 대상으로 오염물질 배출저감장치에 필요한 비용 330유로를 지원하며 제도의 정착을 도왔다.
■적극적 참여로 대기환경 개선
베를린은 2008년 1월부터 EZ 제도를 시행했다. 앞서 2005년부터 공청회를 거치며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졌다. 2년의 유예기간을 두며 노후 차량의 필터 교체 지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깨끗한 대기를 원하는 시민들의 의식이 커지면서 제도도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다.
2012년에는 디젤 자동차의 약 96%, 모든 트럭의 약 85%가 녹색 스티커를 사용하게 됐다. 이를 위해 약 6만 개의 디젤 차량에 디젤 입자 필터를 장착했다. 자연히 질소 산화물 배출량은 도입 전과 비교해 약 20% 감소했다. 이 수치는 매년 약 173t의 디젤 그을음과 1500t의 질소 산화물이 감소한 것을 나타낸다.
초미세먼지(PM10)의 비중도 낮아졌다. PM(Particulate Matter)은 ‘입자상 물질(대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나 액체 상태의 미세 입자)’이란 뜻으로 PM10은 입자의 크기가 지름 10㎛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베를린 시에서 환경·교통·기후보호 상원의원 겸 공기 질(Air Quality) 부서장을 맡고 있는 마틴 루츠(Martin Lutz)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베를린 시 주요 교통구역에서 PM10은 제도 시행 전인 2003년 42%에서 지난해 27%로 낮아졌다. 마틴 루츠 부서장은 “오염 물질 배출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PM10으로 인한 대기 오염은 약 10% 더 높았을 것”이라며 “더욱 강한 대기오염 규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지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강력한 규제·시민 노력 절실
우리나라 LEZ는 2005년 이전 제작된 차량 총중량 2.5t 이상의 경유차량에 해당된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매연저감장치를 달거나 저공행 조치명령을 시행하지 않은 차량, 총중량과 관계없이 자동차종합검사(경유차는 2년에 한 번)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차량도 운행이 제한된다.
베를린과 비교했을 때 노후차량의 저공해조치 여부에 따라 LEZ 진입을 제한하는 점은 같다. 하지만 독일은 차량의 중량에 상관없이 모든 차량에 제도를 적용 중이며 경유차뿐 아니라 휘발유차도 포함된다. 또 국내 LEZ 제도는 비수도권 등록차량의 운행제한 대상은 고려되지 않거나 수도권 지자체별로 단속지점이 상이한 것에 따른 운영상의 비효율성이 문제로 지적된다.
독일은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됨으로써 효과를 보고 있다. 베를린시 공기 질 부서의 아네트 로이터버그 울프 선임행정원은 “독일 법원은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자주 내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혹 녹색 스티커가 없는 차량이 보이면 다른 운전자나 시민이 신고를 할 정도로 대기 환경에 민감하다”며 “시민들은 법원에 제도를 더욱 강화해달라며 소송을 낸다. 중요한 것은 강한 규제에 상응하는 시민들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원칙과 함께 자발적으로 제도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정부가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공동기획: 부산광역시, 부산교통공사, 부산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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