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2일 내놓은 티켓 재판매 앱이 암표 조장 논란에 휘말렸다.

　KBO는 이날부터 포스트시즌 티켓 재판매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KBO RESALE(리세일)’ 앱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올해 포스트시즌 티켓은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3일 마지막 게임을 통해 순위를 가리면 4일부터 판매된다.

　판매된 포스트시즌 티켓은 5일부터 리세일 앱을 통해 1회에 한해 재판매할 수 있다. KBO 측은 리세일 앱을 활용한 티켓 거래를 내년부터 정규시즌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리세일 앱에 접속할 수 있다.

　리세일 앱을 두고 오히려 암표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은 리세일 앱 ‘삽니다’ 코너에 원하는 표를 가격 제한 없이 올려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만 원에 표를 산다고 의사를 표시한 사람이 있으면 판매자가 10만 원에 표를 판매할 수 있다. 가격 제한이 없다 보니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 경범죄처벌법상 오프라인 암표상만 제재할 수 있다. 온라인 암표에는 단속 근거가 없다.

　또 티켓 최초 구매자가 자신의 티켓을 팔고자 할 경우 리세일 앱 ‘팝니다’ 코너에 등록해 원래 가격의 최대 130% 이내 가격으로 한 차례 재판매할 수 있다. 여러 장의 표를 가진 사람이 리세일 앱을 통해 30%씩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현장 암표상들은 자신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반응을 내보였다. 암표상 A(63) 씨는 “리세일 앱에서 표를 팔아 이득을 취하는 사람과 우리가 다를 게 없다. 현장에서 암표 파는 우리만 제재 대상이다. 우리도 합법적으로 티켓 판매 대행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KBO는 리세일 앱을 통해 비정상적인 온·오프라인 암표 거래에서 암표상의 폭리, 인터넷 사기, 위조 티켓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구매자가 원하는 가격에 티켓을 사는 데 문제가 될 게 있느냐. 오히려 야구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30%씩 지속해서 이윤을 내는 사람에 대해 제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