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라는 말은 작은 밭뙈기를 지칭하지만 남해에서는 계단식 논을 말한다. 이곳 가천 다랭이마을에는 45도가량의 급경사지에 108층으로 석축을 쌓아 680개의 논이 만들어져 있다. 농작물을 심을 논을 한 뼘이라도 더 넓히려고 산비탈에 석축을 곧추세워 논을 만든 섬사람들의 토지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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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전경. 이완용 기자 |
마을에 경운기가 있긴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 소에 쟁기나 써레를 매달아 농사를 짓는다.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이지만 배라고는 한 척도 없다. 마을이 해안절벽을 끼고 있어 방파제는 고사하고 선착장도 만들 수 없어서다.
이렇게 힘겹게 농사를 짓던 다랭이마을이 이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선조들의 땀과 눈물이 밴 억척스러운 역사가 후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된 셈이다.
이곳은 2005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 제15호로 지정받으면서 특별한 관광지로 전국에 알려졌고 2006년 이곳에서 촬영해 개봉된 영화 ‘맨발의 기봉이’가 히트를 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돼 60여 가구 150여 주민들은 집을 새로 짓거나 논을 개간하는 데는 제약을 받지만 연간 98만5000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마을 아래쪽에는 기도를 올리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암수바위’와 마을의 액운을 막아준다는 ‘밥 무덤’이 있고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도 있다.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김봉수 이장은 “한 뼘의 땅이라도 놀리지 않고 농토로 일궈낸 선조들의 땀이 해안의 절경과 어우러지면서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