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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서툰 행정이 ‘원도심 통합’ 갈등만 키웠다

찬반 대결구도 변질

  • 국제신문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7-09-29 22:45:3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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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건의안 지발위 제출되자
- 중구 반대서명 정부 전달 방침
- 4개 구 연합체 합동집회 계획 등
- 부산시, 여론수렴 제대로 않고
- 기한 정해 밀어붙이기 후유증

부산시가 29일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원도심 4개 구(중·동·서·영도구) 통합 건의안을 제출하자 통합에 반대하는 쪽에서 단체행동에 나설 태세다. 시민사회는 “원도심 통합이 필요하다면 민선 6기 초반부터 공을 들여 여론을 설득했어야 했다. 부산시의 서툰 행정과 조급증 때문에 공론화 대신 갈등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무원들 역시 원도심 소속 대 부산시 소속으로 나뉘어 대결 구도가 형성돼 후유증이 우려된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28일 부산 서구청 앞에서 원도심 통합 반대 집회를 여는 모습. 오른쪽은 부산시청 주변에 걸린 원도심 통합 찬성을 지지하는 현수막.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제공
■ 통합 반대 서명, 정부에 전달

부산 중구 원도심통합반대추진협의회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12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산하 지역상생발전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원도심 통합에 반대하는 2만 명의 서명을 전달한다고 29일 밝혔다.

반대추진협의회는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7일 부산시가 발표한 원도심 통합 여론조사(한국지방정부학회 실시)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반대추진협의회 조장제 총괄기획본부장은 “여론조사 항목이 통합 찬성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공정성과 신뢰성을 모두 잃었다”며 “통합 찬성 여론을 조작하려는 행동은 군사정권 때 하던 낡은 유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추진협의회는 통합에 반대하는 4개 구 주민들로 꾸려진 연합체를 결성해 다음 달 중순 대규모 합동집회도 열 계획이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3월 원도심 통합 논의를 수면 위로 띄우고 ‘내년 7월 통합 구 출범’을 공표했다. 4개 구 단체장이나 기초의회와의 사전 조율은 없었다. 중구에서 반대 여론이 커지자 부산시는 이달 두 차례에 걸쳐 5급 사무관들을 원도심에 보내 홍보활동을 시켰다. 지난 28일에는 부산시 공무원 70명을 중구에 보내 원도심 통합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또 원도심 4개 구 지역에 70여 개의 통합 찬성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부산시 고위 인사는 “홍보물을 보내면 일부 구청에서 수거해 버리는 움직임이 있다”며 “통합 효과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도심 통합이 부산시와 중구의 무한 대결로 치닫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 조급증과 서툰 행정의 결정판

원도심 통합이 공무원 대결로 변질된 것도 우려할 대목이다. 부산시가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거리 캠페인을 벌이자 부산지역 기초단체 공무원들이 소속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반대 운동의 전면에 등장했다. 노조는 이날 동구청 앞에서 투쟁집회를 연 데 이어 다음 달 10, 11일에도 서구청과 동구청 앞에서 집회를 연다. 전교조와 공동으로 원도심 통합 반대 기자회견도 할 계획이다. 또 원도심 통합 찬성 플래카드에 맞서 반대 플래카드를 걸기 시작했다.

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최현오 사무처장은 “통합 주체도 아닌 시가 통합 건의문을 작성해 해당 구청장에게 통보하고, 구청장들은 구의회와 구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서명한 것은 지역 적폐다. 원도심 통합 논의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극한 대결이 벌어지자 시민단체가 나섰다. 부산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원도심 상생발전 시민단체연석회의’를 발족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합리적인 논의를 하자고 결의해 그동안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했다.

하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자 부산참여연대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부산시의 서툰 행정을 비판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시가 왜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다급하고 절실했다면 미리 단계별로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합은 관에서 밀어붙일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로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시는 근거 없는 재정 지원을 앞세워 통합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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