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절감해 일자리·복지 활용
- 내달 시험도입 내년 전면 확대

경남 김해시가 휴가 장려, 초과근무 대폭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행복 일터 만들기’ 시책을 전면 시행한다.

직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절감된 예산을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이번 실험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책이 연착륙할 경우 공무원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내용으로 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이 같은 대책을 마련,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다음 달 일부 부서를 중심으로 시범 실시한 뒤 보완을 거쳐 내년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내용은 ▷연가 사용 활성화 ▷초과 근무 감축 ▷유연근무제 다변화 및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장려 등이다.

연가(휴가) 사용 활성화를 위해 연가 신청 때 부서장(과장)과의 대면보고를 금지하고 서면보고로 가능토록 했다. 여름휴가(7~8월) 계획 보고도 애초 7월에서 5월로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사전 예약 등이 확정된 직원에게 휴가 날짜의 우선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초과근무 감축을 위해 가족사랑의 날(매주 수·금요일) 운영 외에 토·공휴일 초과근무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시는 이 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막대한 예산 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집단 유연 근무제를 도내 처음으로 도입한다. 이 제도는 월~목요일 1시간씩 더 근무하고 금요일에 4시간 일찍 퇴근하는 근무 형태다. 현재 공무원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이며, 주 단위로는 40시간이다. 집단 유연 근무제 활성화를 위해 부서원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씩 나눠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게 특징이다. 시는 연말까지 76개 실과 가운데 4~6개 과에서 시범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원이 적은 읍·면·동의 직원이 참여하기 어렵고 많은 인원이 자리를 비울 경우 다양한 민원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숙제는 남아 있다.

시는 1600여 명의 공무원이 연가(연간 21~22일)를 모두 소진하고 초과 근무시간을 대폭 축소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최대 40억~50억 원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같이 아낀 예산은 일자리 창출과 복지 정책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공무원 휴가시간이 증가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해시 홍성옥 총무과장은 “서울과 경북 일부 지자체에서 집단 유연 근무제를 도입 중이지만 김해시처럼 다른 제도와 함께 의무적으로 시행하기는 처음”이라며 “보완책을 적극 마련해 시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