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지난 6월 기장 앞바다에서 익사체로 떠오른 고등학교 교감의 사망 과정을 밝히기 위해 감사에 나섰다.

부산시교육청은 26일 A고교 전 교감 B(58) 씨가 사망하기 직전에 부당한 외압이나 업무상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 조사하는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6월 30일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주변 해상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다. 당시 해경은 타살 혐의가 없어 실족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이 CCTV를 통해 B 씨의 발자취를 확인한 결과 지난 6월 29일 기장읍의 한 마트에서 소주 3병을 구입했다.

B 씨의 유족은 A고교와 교육청이 B 씨에게 기억력이 떨어진다며 병가와 휴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B 씨가 사망 전 국민권익위원회에 보내려고 작성한 편지에는 “A고 교장이 나를 불러 기억력이 떨어지니 ‘중학교로 내려가라. 또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교육청 장학관도 ‘기억력이 안 좋으니 병가와 휴직을 해 치료를 받아라. 거부하면 권고휴직을 명하겠다’고 했다. 저의 기억력이 이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적혀 있다.

실제 B 씨는 교장의 요구대로 한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서 기억력 검사와 심리평가를 받았다. 진단은 ‘가벼운 인지장애’였다.

당시 B 씨를 검사한 의사 C 씨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직무와의 연관성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A고 교장은 “B 씨를 돕기 위해 병가와 휴직 절차를 안내한 것이지 강요한 게 아니다”는 입장이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