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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기증자에 1억 지급…부산비엔날레 조사 착수

부산시 운영전반 점검반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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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에 유지보수비·재료비 지출
- 심의·사전승인 없이 사후보고
- 작품 설치 장소도 맘대로 바꿔
- 조직위 간부 횡령 의혹 수사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의 예산 집행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핵심 간부 A 씨가 두 명의 작가에게 지급된 유지보수비를 빼돌렸다는 주장(본지 지난 20일 자 6면 보도)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데 이어 작품 기증 작가에게 1억 원을 재료비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미술계 인사들은 21일 “작품 재료비로 1억 원을 줬다면 기증이 아니라 구매나 마찬가지”라며 “유지보수비는 물론 기증자에게 막대한 재료비를 지급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파문이 커지자 회계감사를 포함해 대대적인 지도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21일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 설치돼 있는 2015년 바다미술제 영구 기증작(왼쪽)과 행사 당시 전시 장소가 아닌 해운대구 한 민간기업 앞으로 옮겨 설치돼 있는 또다른 기증 작품. 다대포에 설치된 작품은 기증작임에도 불구하고 재료비 명목으로 부산비엔날레가 원작자에게 1억 원을 지급했다. 서순용 김성효 기자 seosy@kookje.co.kr
■ 2015 바다미술제 예산지출 의문

부산비엔날레가 주최하는 바다미술제는 격년제로 열린다. 미술계에서는 “2015년 미술제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통상 작품을 기증받은 쪽이 유지보수를 맡는데 부산비엔날레는 임의로 작가 2명에게 총 1600만 원의 유지보수비를 건넸다. A 씨의 주도로 작품을 기증한 작가에게 1억 원대 금품을 제공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비엔날레는 2015년 바다미술제 폐막 이후 출품작 34점 중 일부를 기증받아 영구 설치했다. 고 손현욱 동아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 작가 3명과 해외작가 2명의 작품이다. 기증작은 심의절차 없이 A 씨 주도로 결정됐다.

문제는 비엔날레 측이 손 교수와 B 작가에게만 유지보수비 명목으로 800만 원씩 지급했다는 점이다. 부산비엔날레는 매년 APEC나루공원과 을숙도조각공원 등지에 있는 작품 93점의 유지보수비 1000만 원을 편성한다. 작가에게 직접 맡긴 경우는 두 작가가 유일하다. 여기다 부산비엔날레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다대포해수욕장에 설치된 손 교수의 작품을 예산으로 보수했다. 유지보수 예산을 이중 지출한 셈이다.

부산비엔날레 전직 인사는 “소유권이나 관리권이 부산비엔날레로 넘어온 작품은 직접 관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손 작가의 유족 측은 “비엔날레 측이 한 번도 손 교수 작품의 유지보수를 요청한 적이 없다. 유지보수비의 대부분을 A 씨가 되돌려 받았기 때문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기증받은 작품에 1억 준 이유는

부산비엔날레 측은 또 다른 기증 작품의 원작자인 C 씨에게 2015바다미술제가 끝난 뒤 1억 원을 지급했다. 부산비엔날레 주최 행사 전시작에 영구 설치를 목적으로 억대의 금액을 지급한 적은 없다.

취재 결과 당시 임원회·총회의 사전 승인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미술제 출품작에 지급되는 평균 비용은 점당 700만 원이다. 조직위 측은 “재료비 지급은 A 씨가 결정해 이유는 잘 모른다. 몇 달 뒤 임원회·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사후 보고했다”고 말했다.

비엔날레 내부 사정을 알고 있는 미술계 인사는 “기증받은 작품에 돈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1억 원을 집행하면서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작품을 기증한 외국 작가 2명에게는 별도의 금액이 지급되지 않았다.

B 작가의 작품을 본래 전시 장소(다대포)가 아닌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민간기업 앞으로 옮긴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해당 작품은 다대포에서 자라는 꽃과 식물들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설치 공간이 지닌 의미가 크다. 비엔날레가 소유·관리하는 93점 중 공공시설이 아닌 곳에 설치된 작품은 B 씨의 것이 유일하다. 조직위 측은 “당시 A 씨가 내린 결정이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의혹의 당사자인 A, B, C 씨에게 지난 20일부터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이병진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부산비엔날레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점검반을 편성했다. 회계부터 작품 매입·기증 과정까지 모두 들여다보겠다.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A 씨는 물론 운영 전반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술계 안팎에서는 A 씨가 학맥·인맥을 연결고리로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정민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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