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고국으로 돌아가 생을 마친 네덜란드의 노병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전우와 함께 영면에 들고 싶다”는 유언에 따른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27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6·25 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인 고(故)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사진) 씨의 안장식을 거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알데베렐트 씨는 1951년 8월 네덜란드 ‘반호이츠부대’ 일등병(보병)으로 참전했다. 치열한 백병전을 벌인 강원 양구군 일대에서 벌어진 단장의 능선 전투와 철의 삼각지 전투에도 참가했다가 1952년 7월 12일 전역했다.

고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던 그는 보훈처 초청으로 지난해 6월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이때 네덜란드군 전우인 니콜라스 프란스 웨셀 씨의 유해 봉환식에도 참석했다. 보훈처는 “알데베렐트 씨가 60여 년 전 자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예우해 주는 한국에 감동해 주한네덜란드대사관에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알데베르트 씨는 네덜란드 참전 협회에 자신의 유해도 전우가 잠든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지난 2월 4일 향년 88세로 별세했다.

알데베렐트 씨의 유족과 네덜란드 참전 용사 10명은 오는 25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기자회견을 연다. 알데베렐트 씨의 유해는 서울 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됐다가 27일 부산 유엔공원에 안장된다.

유엔공원에는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 씨가 안장된 것을 시작으로 로버트 맥카터(영국) 버나드 제임스 델라헌티(미국) 니콜라스 프란스 웨셀(네덜란드) 앙드레 벨라발(프랑스) 씨 등 5명이 사후 개별 안장됐다.

정철욱 기자 jcu@kook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