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지자체가 임금 나눠 지급
- 비용부담 지자체 정규직화 꺼려
- 민주노총, 부산고용청 앞 회견
- “임금 주체따라 차별해선 안 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형태는 직접고용부터 파견(용역)까지 다양하다. 국고 보조사업에 투입된 비정규직의 경우 정부와 공공기관이 임금을 분담해 지급한다. 보건복지부 일을 하면서 자치단체에 소속된 통합사례관리사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국고 보조사업에 투입된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후순위로 미루려고 해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1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이 정규직 전환 대상인 국고 보조사업 노동자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려고 한다. 임금 지급 주체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기본급이 증가하고 수당과 처우 개선비가 추가 지출된다. 자치단체는 국고 보조사업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임금 상승분을 정부가 전액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아직 인건비를 추가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상태다. 자치단체가 국고 보조사업 기간제의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이유다.
한 기초단체 담당자는 “정부가 국고 보조사업 기간제의 임금 상승분을 모두 책임지지 않으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가 정규직 전환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몇몇 국고 보조사업 노동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서관 연장실무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서관 연장 실무원은 정부가 2007년 공공도서관 개관 시간을 밤 10시로 늦추면서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채용됐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부산에는 29개 도서관에서 99명의 연장실무원이 근무한다. 10년째 재계약을 통해 상시·지속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소속 도서관에 ‘도서관 연장 실무원은 경과적(일시적) 일자리여서 정규직 전환 예외대상’이라는 공문을 최근 발송했다. 경과적 일자리는 구직자가 경험을 쌓아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일자리 자체가 한시적이므로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다.
윤미경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도서관연장실무원 분과장은 “다른 시·도에서는 연장 실무원을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부산시교육청과 자치단체가 문화부의 공문을 빌미로 삼아 연장 실무원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지금도 연장실무원들은 매년 재계약을 맺고 상시 업무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복지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통합사례관리사도 정규직 전환이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사례관리사는 민간·공공이 제공하는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취약계층에게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민주노총의 조사 결과 지난 2월 기준 부산에 근무 중인 통합사례관리사 62명 가운데 무기계약직은 한 명도 없다. 반면 다른 시·도는 통합관리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중이다. 실제로 전국 통합사례관리사 928명 중 50.4%(468명)가 무기계약직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