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에 열중하던 절도범이 현장에서 흘린 땀 한 방울 때문에 검거됐다.

지난 7월 13일 오후 3시30분 부산 사하구 감천동의 한 주택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자 빈집임을 확신하고 열려 있던 창문으로 들어가 귀금속과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사하구에 이어 남·강서구에서도 같은 수법의 범행을 했다.

범인은 주인들이 집을 비우는 낮 시간을 주로 노렸다.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주택가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무더위를 피해 열어놓은 창문을 노린 방법도 같았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족적 이외 뚜렷한 증거가 없어 애를 먹었다. 그러다 범인이 금품을 훔친 안방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았다. 안방 장롱 주변에서 흘린 땀을 발견한 것이다.

경찰은 전과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결과 전과 9범의 조모(32) 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 씨의 통신기록을 바탕으로 수사를 펼친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조 씨는 검거 직후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DNA 조사 결과를 들이대며 추궁하자 결국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7월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5차례에 걸쳐 12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금붙이는 금은방에 팔거나 전당포에 맡긴 뒤 돈을 챙겼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0일 조 씨를 구속하고 조 씨에게서 귀금속을 사들인 장물 매입업자 4명도 업무상 과실로 인한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