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서 서구 일대 아파트 제안
- 사업 확정 땐 자연훼손 불가피
- 부산시 공청회서 주민 거센 반발

민간사업자가 부산지역 최대 공원 중 하나인 중앙공원까지 개발하기 위해 손길을 뻗치자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14일 부산 서구 동대신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중앙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특례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4일 오후 부산 서구 동대신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부산시의 ‘도시공원 특례사업 설명회’에 30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설명회는 중앙공원 일대에 공원·아파트 등을 짓겠다는 민간사업자의 제안에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중앙공원은 2020년 7월부터 시행되는 공원일몰제(자치단체가 ‘공원’인 사유지를 2020년 7월까지 매입하지 못하면 녹지에서 해제) 대상이다. 정부는 공원일몰제에 따라 난개발 우려가 커지자 민간이 사유지 중 70%를 기부채납하면 30%는 개발을 허용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도입했다.

민간사업자는 서·중·동·부산진구에 걸쳐 전체 면적이 498만9000여㎡인 중앙공원 중 서구 서대신·동대신동의 5만6800여㎡ 부지를 활용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부지의 72%인 4만여 ㎡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28%인 1만6000여㎡에는 지상 18층 아파트, 상가 등 비공원시설을 건설한다는 것이 민간사업자의 제안 내용이다.

하지만 주민의 반응은 냉담하다. 난개발을 막기 위한 특례사업이 오히려 자연을 파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멀쩡한 공원을 왜 파헤치느냐. 개발 얘기만 들어도 부글부글 끓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공원 부지를 매입해 뛰어난 자연경관을 그대로 지켜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전문가·서구 주민대표·시민단체 등 17명으로 구성된 라운드테이블이 특례사업을 심의하고 있는데 일부 위원을 통해 내부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고 있는 정진영 서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장을 둘러보자마자 뛰어난 식생 등 공원의 본질적 기능 훼손이 우려됐다. 사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진입도로를 내려면 녹지 훼손이 불가피하고, 30도 이상 급경사지인 탓에 아파트 조성에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주민과 자치단체의 의견을 청취해 라운드테이블에서 사업 제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섣부르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