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 여중생 피투성이 폭행 사건 주범인 여중생 A(14) 양의 신병 처리를 놓고 법원과 검찰의 사법처리 절차가 눈길을 끈다. 개청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을 수사지휘하고 있는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검찰시민위원회를 긴급 개최하면서 A 양의 영장 청구를 형사부가 아닌 지청 차원에서 결정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개원 이후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사건을 맡게 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강경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1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상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A 양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서부지원은 소년원에 신병이 임시 위탁된 A 양을 미체포 상태로 볼 것인지 체포 상태로 볼 것인지를 두고 고민한 끝에 미체포 상태로 규정하고 영장실질심사에 A 양을 소환하기 위한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통상 체포 상태의 피의자는 구속영장 청구일의 다음 날, 미체포 상태의 피의자는 2~3일 뒤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하지만 A 양의 경우 소년원에 신병이 확보돼 있지만 이는 형사 재판 절차가 아닌 가정법원의 임시 위탁 결정에 따른 것이어서 미체포 상태로 봐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A 양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부산지검 서부지청의 대응도 눈길을 끈다. 갈수록 흉포화하는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우려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과 교화·선도를 목표로 하는 소년법 정신 사이에서 서부지청은 영장 청구를 숙고 끝에 결정한 뒤 시민 여론을 청취하기 위해 검찰 시민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시민위원회의 의견도 구속영장 청구로 모아지자 검찰은 A 양의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유도 돋보였다. 검찰은 “교화와 선도의 대상인 청소년의 구속을 최소화하는 것이 소년법(제55조)의 정신이지만, 심사숙고 끝에 이번 사건은 우리 법과 사회공동체가 참고 포용할 수 있는 한계를 크게 벗어난 중대범죄로서 가해자들을 형사법정에 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역설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이와는 별도로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도 치료비 지원 등 긴급 경제적 지원 절차를 밟으면서 “피해자보호 및 피해 회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 양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구속영장은 장거리 이동을 해야만 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늦게 부산지검 서부지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부지청은 지난 7일 서부지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부지청이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새청사로 이전하지 못한 채 연제구 부산검찰청사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탓에 A 양의 구속영장 신청서는 사상구에서 연제구로, 구속영장 청구서는 연제구에서 강서구로 가야만 했다. 송진영 박호걸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