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관광공사 팸투어로 방한
- 의료진·유가족 UN공원 등 찾아
- 직접 치료받은 시민과도 재회

한국전쟁 때 200만 명 이상을 진료한 스웨덴 의료진과 유가족이 70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1955년 5월 옛 국립부산수산대학

부산관광공사는 오는 10~13일 한국전쟁 기간 스웨덴 의료진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12명의 방문단에는 의료진 4명과 고인이 된 의료진의 유가족이 포함됐다. 스웨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도적 지원이었던 한국전쟁 파견에 관한 다큐멘터리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를 제작 중인 라스프리스크 스웨덴 국군영화재단 이사장도 동행한다.

스웨덴은 한국전쟁 때 의료지원단을 보낸 다섯 국가 중 한 곳으로 가장 큰 규모와 가장 오랜 기간 활동했다. 영세중립국이었던 스웨덴은 1950년 7월 5개국 중 가장 먼저 UN에 의료지원단 파견 의사를 밝혔다. 스웨덴 각지에서 자원한 600명 중 176명이 선발돼 그해 9월 23일 부산에 도착했다. 부상자가 급증해 스웨덴 의료진은 도착 이틀 만에 옛 부산상고(현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200병상 규모로 적십자 야전병원을 세우고 진료를 시작했다.

당시는 인천상륙작전(9월 15일) 이후 한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을 수복하고 반격을 가할 때였다. 부상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은 규모를 600병상까지 확대했다. 야전병원은 전황에 따라 전선 후방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스웨덴 병원은 철수할 때까지 부산에 남았다. 1953년 정전협상이 체결된 후에도 철수하지 않고 ‘부산 스웨덴 병원’으로 개명하고 전쟁난민과 극빈자 진료에 주력했다.

1955년 5월 옛 국립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 사진)로 자리를 옮겨 1957년 4월 한국에서 철수할 때까지 6년 6개월 동안 스웨덴 의료진 1124명이 적군 아군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200만 명 이상을 진료했다. 일부 의료진은 본국에 돌아가지 않고 국내 결핵 퇴치사업을 벌였다.

이번에 방한하는 의료진은 오는 12일 롯데호텔 참전 기념비와 UN 기념공원을 둘러보고 13일 동아대 석당박물관에서 열리는 ‘서전병원-스웨덴 참전용사 눈으로 본 피란수도 이야기’ 사진전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개막식 후에는 과거 스웨덴 야전 병원에서 치료받은 시민들과의 재회 자리도 마련된다.

함께 방문하는 카타리나 에릭손 스웨덴 한국전참전용사협회장은 전시 사진물 대부분을 촬영한 참전 용사 잉바르 스벤손 씨의 딸이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