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7월까지 총 4만3131건 적발
- 작년보다 무려 250% 가량 증가
- 음주운전 사망비율도 소폭 상승
- 운전자가 잠깐 편하기 위한 행동
- 사람 목숨 빼앗을 만큼 위험천만
- 외국처럼 처벌 수위 강화 목소리
지난 4월 22일 새벽 1시50분 부산 사상구 주례동 한 노상. 택시운전사 이모(56) 씨 앞으로 박모(23) 씨가 몰던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몇 분 전 이 씨가 끼어들기를 받아주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운전이었다. 박 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약 60㎝ 단봉을 창문 밖으로 휘두르며 이 씨를 위협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 씨는 혈중알콜농도 0.123%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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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교통 3대 반칙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최근 시내 주요 간선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
도로 통행을 방해하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불법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교통 3대 반칙행위(음주운전, 난폭·보복운전, 얌체운전)의 정도가 위험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순간의 실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3대 반칙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끊이지 않는 교통 3대 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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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찰청 제공 |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교통 3대 반칙행위는 총 4만3131건이었다. 얌체운전(3만3922건)이 가장 많았고, 음주운전(8650건)과 난폭·보복운전(559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동기간 3대 반칙행위는 총 1만2310건(얌체운전 1571건, 음주운전 1만739건, 난폭·보복운전 통계 수치 없음)이었다. 난폭·보복운전 통계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대비 250%가량 증가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늘었다. 지난 1월 1일부터 7월 24일까지 음주운전 사고는 총 505건 발생했다. 이중 6명이 사망해 사망비율 1.18%를 나타냈다. 올해는 동기간 455건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사망비율은 1.75%로 상승했다.
경찰 관계자는 “3대 교통반칙은 대부분 본인이 잠깐 편하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그로 인한 위협과 불편은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라며 “‘나 하나쯤이야’라는 마음 대신 ‘내가 먼저 지키자’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통 3대 반칙의 위험성
경찰이 정한 3대 반칙행위는 그 위험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음주운전은 도로 위 ‘묻지마 살인’이라고 불릴 만큼 피해의 심각성도 크다. 지난 2월에는 부산 연제구에서 길을 가던 50대 남성이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던 고교생의 차에 치어 숨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부산 금정구 한 일방통행길에서 A(57) 씨가 면허취소 수준인 0.1% 상태로 운전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5m 아래로 떨어졌다.
난폭·보복운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렌트카를 몰고 부산 해운대를 지나던 A(37) 씨가 자신에게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B(여·49) 씨가 몰던 차를 가로막고 보닛을 망치로 내려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보복운전을 할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불구속 입건되며 100일간 면허가 정지되는 등 처벌이 강화됐다. 특수협박죄가 적용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외국도 보복운전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보복운전을 한 사람에게 최고 종신형까지 내릴 수 있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호주는 최대 5년의 징역까지 가능하며, 독일과 영국도 욕설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벌금 또는 징역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조금 더’ 무겁게 처벌하는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음주사망사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장 30년까지 유기징역 선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망 1명당 징역 2년 정도의 처벌이 잦다. 일본은 2008년 음주 과속운전으로 2명의 사망자를 낸 운전자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자가 또 음주 사망사고를 내 징역 15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처벌이 만능일 순 없지만 잘못을 했을 때 죗값을 톡톡히 치른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교통 3대 반칙은 그 위험성이 커 운전자의 인식 개선과 함께 확실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