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 부부 가정 비상 걸려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사립유치원들이 이달 두 차례 휴업을 예고했다. 유치원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금 당장 국공립 유치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사립유치원들은 오는 11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고 18일 동시 휴업을 진행한다. 이후에도 정부의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25~29일까지 2차 휴업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재정지원 확대와 국공립유치원 증설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휴업에는 전국 사립유치원 4100여 곳 중 약 90%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사립유치원 306곳도 모두 휴업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교육청 담당자는 “유치원총연합회와 곧 만나 해법을 모색하겠다.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휴업은 자제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의 30% 수준인 보조금 확대와 국공립 유치원 증설 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공립에는 원아 1인당 한 달에 98만 원이 지원되는 반면 사립은 29만 원(방과후과정 7만 원 포함)만 지원된다는 것이다.

또 현재 25% 수준인 국공립유치원 비율을 40%대로 높이겠다는 정부의 정책에도 반발하고 있다. 국공립이 늘면 재정이 열악한 대다수 사립유치원의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부산의 사립유치원들은 각 가정에 휴업을 알리는 통지문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휴업 예고에 맞벌이 부모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현아(여·34) 씨는 “하루도 아니고 며칠씩 휴업을 한다면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며 “애들을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맞벌이 부모들에게 너무 큰 피해”라고 말했다.

휴업 소식에 국공립유치원을 하루빨리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금처럼 지원할 것 같으면 국공립을 늘리는 게 훨씬 낫다. 사립도 당첨이 돼야 겨우 보내는데 동네 사립유치원도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시·도 교육청과 함께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사립유치원들이 단체행동에 들어간다면 학습권 침해 행위로 간주하고 엄정 대처할 예정이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