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면은 국제신보에서 국제신문으로 제호를 바꾼 첫날인 1977년 6월 1일 자 지면을 바탕으로 가공한 지면입니다. 광고도 그날 광고의 일부입니다.

70년 세월, 국제신문은 하루하루 내일을 생각했다. 오늘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그렸다. 부족할 때도 많았다.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독자와 시민의 격려가 언제나 국제신문을 다시 뛰게 했다. 시민과 함께한 날들은 행복했다. 자랑스러웠다. 국제신문은 그동안 시민의 힘을 빌려 부산을 바꿨다. 국제신문의 힘은 시민에게서 나왔다.

회색 도시가 녹색 숲으로 변하는 꿈을 꿨다. 2001년 창간 54주년 연중 기획 캠페인으로 진행된 ‘부산을 푸르게’는 그 꿈을 이뤘다. 아스팔트 일색이던 부산 주요 도로 교통섬에 낙락장송이 심겼다. 삭막했던 중앙분리대는 화단으로 단장됐다. 국제신문 캠페인 이후 부산 곳곳에 담장 대신 쌈지공원이 생겼다. 지금의 이런 모습은 당시 캠페인이 없었더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부산의 미래였다. 일등공신은 ‘녹색시민운동’이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모아준 거액의 기금이 부산의 푸른 내일을 열었다. ‘국제신문’ 하면 녹색 바탕의 제호를 떠올리는 시민이 많다. 1996년 7월 1일 전면 가로쓰기를 단행하면서 도입됐던 녹색 제호는 환경을 보살피는 국제신문의 상징이기도 하다.

‘녹색’은 또 아이들의 희망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일에도 국제신문은 앞장섰다. 2002년 4월 국제신문이 주최한 부산과학축전은 ‘동남권 과학 꿈나무의 요람’인 국립부산과학관을 세우는 시초가 됐다. 국제신문이 주축인 부산과학기술협의회를 중심으로 국립부산과학관 유치 운동이 펼쳐졌다. 정부의 지역 차별 탓에 큰 어려움도 겪었다.

	‘부산을 푸르게’ 캠페인 2001년 시작

그때 국제신문에 힘을 실어준 건 역시 시민이었다. 국제신문 독자를 비롯한 시민 114만 명의 서명이 정치권과 정부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았다. 현재 국립부산과학관에선 어린 꿈나무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부산과학관 추진 범시민운동 2002년 시작

국제신문은 우리 후손이 두고두고 걸어갈 길도 뚫었다. 벽에 막히고, 차도에 끊긴 부산의 바닷길과 숲길을 이어 그 유명한 ‘갈맷길’을 놨다. 2009년 4월부터 보도한 ‘그린워킹 문화혁명’ 시리즈가 갈맷길을 다졌다. 갈맷길은 부산을 상징하는 명물이 됐다.

새 길을 개척한 것도 시민이었다. 매주 국제신문과 함께 부산의 숨은 길을 걷고 걸으며, 절경을 소개하고 코스를 개발한 수많은 시민 도보꾼이 주인공이다.

	그린워킹 혁명 갈맷길 개척 2009년 시작

과거를 통해 미래를 여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국제신문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전쟁을 겪으며 부산만의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 잡은 산복도로에 집중했다. 부산의 ‘옛날이야기’가 보물처럼 쌓인 이곳에서, 다시 ‘미래이야기’를 썼다. 2010년 6개월에 걸친 산복도로 대탐사 ‘산복도로 리포트’는 부산의 원도심을 재창조하고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안내하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원도심 재생 이끈 산복도로 리포트 2010년 시작

오랜 취재 기간 국제신문에 마음을 열어준 산복도로 주민, 젊은 마을 활동가와 예술인 등이 산복도로에 묻힌 보물을 캐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70살이 된 국제신문은 이제 새로운 내일의 꿈을 그려나간다. 70년간 그랬던 것처럼 혼자가 아니다. 언제나 시민의 손을 잡고 달리고 또 달린다. 권혁범 김영록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