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내며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정치 개입’뿐 아니라 ‘선거 개입’도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법정구속돼 구치소로 향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이 같은 판단을 내린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장은 김대웅(52, 사법연수원 19기) 부장판사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서울 경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군 법무관을 거쳐 1993년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한 김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변호사회가 발표한 2012년 법관평가에서 만점을 기록하는 등 ‘당사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2년 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재판장으로 근무하며 저축은행 로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서울고법 민사2부 재판장으로 재직하며 1970년대 각종 시국사건에 연루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시인 김지하 씨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김 씨 등이 청구한 35억 가운데 15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월부터 선거사건 전담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장을 맡았다.

원 전 원장 사건을 심리해온 김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 이틀 검찰의 변론 재개 신청과 이번 파기환송심 선고의 방송 생중계 요청을 불허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원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 조직 정점에서 사이버 활동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으며 범행 실행을 주도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국민 사이에는 찬반양론이 있을 수밖에 없다. 원 전 원장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홍보하면서 반대 세력을 공박하도록 강력하게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기관에 의한 여론 형성 통제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원 전 원장의 행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