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복지인증 농장과 직거래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방사형 또는 평사 사육을 하는 생협 계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믿을 수 있는 농장과 직거래하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29일 부산 남구 용호동 한 생협 매장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1인당 한 통(10구)으로 한정된 친환경 계란을 사고 있다. 김종진 기자

29일 오전 9시 부산 남구 용호동 아이쿱 생활협동조합(생협)이 운영하는 자연드림 용호점 앞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30분 전부터 매장 앞을 서성이던 손님은 오픈 시간이 되자 30여 명으로 늘면서 금세 긴 줄을 만들었다.

매장 문이 열리자 가장 붐빈 곳은 바로 신선코너에 마련된 계란 매대. 1인당 한 통(10구)으로 구매가 제한됐지만 오픈 10분 만에 진열대에 올려놓은 40통은 금세 동이 났다. 손녀딸과 함께 찾은 원윤자(64) 씨는 “생협에서 판매하는 계란은 안전해 믿을 수 있어 2, 3일마다 일찍 나와서 줄을 서고 있다”며 “가격도 한 통에 3000원대로 저렴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아이쿱 생협에 따르면 부산뿐 아니라 전국의 생협이 계란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로 아침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 납품되는 계란은 닭을 케이지가 아니라 방사해서 키우기 때문에 살충제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자연드림 관계자는 “우리는 15군데 농장에서 계란을 공급받는데 모든 농장이 방사형 또는 평사형으로 산란계를 키운다”면서 “회원 가입자도 하루 평균 5명에서 배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부산생협 역시 사건이 터진 지난 15일 이전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다. 북구 만덕점의 경우 이전보다 계란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1.7배가량 급증했다.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과 직거래를 시도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경남 양산의 유락농원에는 ‘착한 농장’으로 알려지면서 구매 문의가 이전보다 10배 이상 폭증했다. 농원 김영수 대표는 “다소 비싼 가격(20구· 1만1000원)에 그동안 백화점 중심으로 납품했지만 최근에는 직거래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