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면환경보건센터 411명 조사
-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 18%
- 시민대상 상시검진 필요 주장도
석면에 노출돼 오랫동안 잠복기를 거친 석면암 환자가 대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본지 지난달 27일 자 1·3면 보도)가 구체적인 연구로 입증됐다. 현행 석면 건강검진 방식을 바꾸지 못하면 ‘석면 포비아’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국내 악성 중피종 환자의 역학적 특성연구 최종보고서’를 29일 공개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가 악성중피종으로 석면피해 구제를 받은 700여 명 중 설문에 참여한 411명을 심층 면접조사해 지난 1월 환경부에 제출한 것이다.
‘악성중피종 환자의 진단 전 증상’ 결과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411명 가운데 74명(18.0%)이 ‘그간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 우연한 건강검진에서 중피종이 발견’된 사례였다.
‘평소에는 호흡기나 복부에 아무 증상이 없었다가 갑자기 이쪽에 통증이 발생해 악성중피종으로 발병’한 것도 88명(21.9%)이나 됐다.
석면암 환자 중 40%가 별 탈 없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석면암으로 악화된 셈이다. 악성중피종은 석면 가루가 폐와 흉막에 쌓여 생기는 종양이다. 석면 노출 뒤 20년 이상 지나 발병해 1~2년 내 숨지는 희소질환이다.
문제는 부산에 잠재적 악성중피종 환자가 얼마나 더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산은 환경부가 추산한 전국 석면 발생원 847곳 중 절반 수준인 411곳(석면공장 29곳·수리조선소 360곳)이 몰려 있는 전국 최악의 석면단지이다.
정명희 부산시의원은 “지역마다 거점 병원을 지정해 더 많은 시민이 상시 검진을 받게 해야 한다. 지금은 홍보물을 받고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해 검진을 안 받는 위험군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심층면접에 참여한 411명 중 석면 공장 2㎞ 이내 거주자는 91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산이 17명으로 경기(25명)에 이어 두 번째였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