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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31> 산청 허준 순례길

명의 발자취 따라 약초 보고 숲길 거닐면 저절로 힐링

  • 국제신문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17-08-27 19:19:1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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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보감촌 내 2개 코스 구성
- 한의학박물관서 한방세계 체험
- 지리산 야생약초 700여 종 만나

- 기체험장서 백두대간 기운 받고
- 소나무 숲길 사이로 구절초 감상
- 해부동굴은 소설 속 이야기 담겨

경남 산청은 한방약초산업의 메카로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약초의 보고다. 또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이 의술을 펼친 한의학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산청나들목(IC)에서 내려 우회전한 뒤 금서면 화계 방향으로 10분가량 달리면 좌측에 동의보감촌이 있다. 동의보감촌은 한방테마공원과 동의보감관, 한방기체험장, 한방약초탕, 한방자연휴양림 등이 조성돼 한방과 약초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내에 조성된 허준 순례길에서 탐방객들이 절경을 이룬 구절초를 보고 있다. 산청군 제공
■허준 선생의 발자취를 따르다

동의보감촌에 조성된 허준 순례길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청정 숲속을 거닐며 동의보감촌의 시설들을 체험하고 명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허준 순례길은 2개 코스가 있다. 1코스는 주제관 위 한의학박물관에서 시작해 한방약초체험테마공원, 전망대, 사슴목장, 한방기체험장, 구름다리를 지나 동의본가에 이르는 1.5㎞ 구간으로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2코스는 한방기체험장-해부동굴-곰상 및 정자-한의학박물관 0.5㎞ 구간이다.

   
허준 순례길은 동의보감촌의 체험 시설과 연결돼 체험시간에 따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허준순례길은 동의보감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연결되어 있어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왕산과 필봉산 자락을 한 바퀴 돌아보고 길게는 구형왕릉까지 둘러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허준 순례길의 1코스는 주제관 위쪽에 있는 한의학박물관에서 시작된다. 한의학 박물관은 전체면적 2448㎡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기획전시실, 입체영상실, 전통의학실, 약초전시실 등 주제별로 7개의 공간을 갖추고 있다. 한의학의 역사와 한방의 세계를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약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실제 모형과 입체모형 전시 등을 가미해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리산 야생 약초 700여 종 체험

   
동의본가 전경.
한의학박물관에서 나무테크를 걸어 100m가량 올라가면 한방약초체험테마공원이 나온다. 좌측에는 허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옥지붕을 얹은 유리온실에 이 지역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약초가 자라는 산청약초관이 있다. 구기자와 머루, 다래 등 100년이 넘은 희귀종 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리산 야생약초 700여 종을 체험할 수 있다.

자생약초는 생약명과 이명, 효능 등의 표찰을 부착해 관람객에게 약초에 대한 기본상식을 습득·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무 테크를 걸어 200여 m가량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는 필봉산과 왕산, 황매산, 둔철산 등의 주변 경관은 물론 동의보감촌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슴생태체험로를 따라 걸으며 자유롭게 노니는 사슴도 만날 수 있다. 사슴목장에는 꽃사슴은 물론,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흰 사슴도 살고 있다.

■소원을 빌고 힐링하다

   
한방기체험장 내 3석(石) 중 하나인 석경.
사슴농장에서 340m가량 가면 한방기체험장이 있다. 민족의 정기가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와 남해를 바라보며 멈추었다가 휘몰아쳐 그 기운을 고스란히 풀어놓았다고 하는 곳이다.

또 3석(石)이 유명하다. 돌 거울인 석경과 거북이 모양의 귀감석, 복을 담는 그릇이란 뜻의 복석정이 있다. 높이 8m에 127t, 거북이를 닮은 모양의 ‘귀감석’은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다. 바위에서 기를 받아 건강을 되찾은 사람, 승진 합격은 물론 아들이 귀했던 집안에서 아들이 태어난 일이 알려지면서 체험객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좌측에는 한방자연휴양림이 있다. 94만㎡ 부지에 숲속휴양관 11실과 숲속의 집 7실로 구성돼 마치 숲속의 호텔과 같은 안락함을 자랑한다. 11개의 글램핑동을 운영하는 숲속 야영장도 자연 속에서 휴식과 힐링을 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방기체험장에서 700여 m가량 가면 동의본가 한의원이 나온다. 이 구간은 피톤치드를 내뿜는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지나기도 하고 구절초가 절경을 이루는 구간을 지나기도 한다. 졸졸 물이 흐르는 정자에서 쉬어가기도 한다. 또 나무 계단이나 목재 데크 길을 걷고 흙길, 돌길도 걷는 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2코스는 한방기체험장 맞은편에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허준순례길을 대표하는 해부동굴이 나온다. 동굴 안에는 허준과 관련한 이야기의 한 장면이 모형을 통해 연출되어 있다.

허준의 스승 유의태가 위암에 걸렸는데, 유의태는 삼복더위에도 저온을 유지하는 동굴에서 유서를 남기고 죽는다. 유서에는 자신의 몸을 해부함으로써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허준이 ‘인술로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맹세를 하며 스승의 시신을 해부하는 장면이 동굴 속에 재현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 허준을 소재로 한 소설과 드라마 속에서 나온 것이다. 2코스는 해부동굴을 지나 숲길을 걸어 한의학박물관에서 마무리한다.

또 시간과 여유가 있으면 전망대와 동의본가에서 연결된 동의보감 둘레길(4km)을 따라 걸으며 유의태약수터와 구형왕릉을 탐방할 수도 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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