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들 선호
- 부산대앞 4곳 등 대학가서 성행
‘소주·생맥주 1900원.’
지난 15일 밤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앞 대학가. ‘편의점포차’ 간판에 저렴한 술 가격 문구가 나붙어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술집과 다를 게 없었지만 내부로 들어가자 눈앞에 편의점이 펼쳐졌다.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각종 과자, 냉동 음식, 라면 등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편의점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온수기, 전자레인지도 보였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실제 1900원이란 가격표가 붙은 소주와 생맥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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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부산대학교 앞 한 편의점포차에서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을 각자 쟁반에 들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학가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의 ‘편의점포차’가 뜨고 있다. 지난 4월 부산대 앞에 처음 생긴 ‘편의점포차’는 최근 두 달 새 3곳이 더 생겨 총 4곳으로 늘었다. 부산 남구 경성대·부경대 인근 대학가에도 3곳이 영업 중이다.
편의점포차는 기존 편의점을 술집과 결합한 형태의 일반음식점이다. 손님이 편의점에서처럼 장바구니를 들고 제품을 구매한 후 간단하게 안주를 요리해 술과 함께 먹는 방식이다. 소주 가격이 일반 음식점보다 1000~2000원 정도 저렴하다. 생맥주 1잔(350~500㎖ )도 다른 맥주가게에서 마시는 것보다 훨씬 싸다.
편의점포차의 최대 장점은 1인 운영체제다. 현재 대학가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편의점포차는 한 명이 운영하고 있다.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으니 최저임금의 인상 부담도 덜 수 있다. 최근 확정된 내년 최저임금은 7530원이다.
A 편의점포차 업주 정모(42) 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떻게 가게를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편의점포차는 1인 운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게 없어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보증금과 권리금 등 다 합쳐 20평 규모라고 볼 때 1억5000만 원 정도면 창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평형대의 일반 음식점의 창업 비용은 2~3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며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대학생 박유미(여·25) 씨는 “편의점포차에서는 먹고 싶은 대로 모두 골라도 1인당 1만 원 이내로 해결할 수 있다. 저렴한 게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소가 결합해 저렴하고 간편한 편의점포차가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대 최병호(경제학) 교수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특별한 기술 없이 공간만 있으면 되니 소자본이 진입하기 쉽다”면서 “하지만 편의점포차가 붐을 타게 되면 타 업종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이 진입해 소자본 창업자들을 위협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