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용 금지 살충제 성분(피프로닐)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대규모 농가에 대한 계란 출하 중단 조처를 내리자 동남권 최대 계란 공급처인 양산 산란계 농가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지역 농가들은 지난해 말과 지난 6월 두 차례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계란 반출이 일시 중단돼 큰 타격을 받은 데 이어 또다시 일이 벌어지자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김해·양산지사와 경남도 축산진흥연구소 동부지소는 양산시 농업기술센터의 인력 지원을 받아 15일 산란계 집산지인 양산시 상북면 일대의 26개 농가(120여만 마리)를 대상으로 계란 잔류농약 검사를 했다. 이들 기관은 농가별로 20개의 계란을 수거해 문제의 살충제 성분을 검사한다. 검사에는 3, 4일이 소요되며 검사 결과 문제가 없으면 반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상북면에서 산란계 13만 마리를 사육하는 A 씨는 “만약 양산에서 문제의 살충제가 검출되면 계란 반출 중단 조처가 7개월 사이 세 차례나 내려지게 돼 농가들이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북면에서 산란계 4만여 마리를 기르는 B 씨는 “AI 발생이나 살충제 검출 등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지면 소비 감소가 최소한 3개월 이상 지속돼 손해가 엄청나다”며 “게다가 대량 살처분에 따른 물량 감소로 산란계 입식도 어려워지는 등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농가는 신속하게 계란 반출을 허용하는 등 농가 피해를 줄이는 데 정부 당국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양산은 26개 농가가 120여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면서 하루 85만여 개의 계란을 반출하고 있다. 동남권 전체 계란 유통량의 30%가량을 공급해 양산지역 계란 반출 중단은 가격 급등 등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남도는 이날 3000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 96농가 553만4000마리에 대해 우선 검사를 하고 3000마리 미만 농가에 대해서도 출고 보류와 함께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도는 불합격 농가가 나오면 검사 결과 및 유통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유통 중인 달걀을 즉시 수거해 폐기할 계획이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