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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에 사과하러 부산 찾은 일본군 후손

일본 병사·서민전쟁자료관 다케도미 지카이 부관장, 아버지 유언따라 기자회견

  • 국제신문
  •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  입력 : 2017-08-08 23:00:05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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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영사관 앞 소녀상도 들러
- “양국 역사인식 공유해야”

“버마(당시 미얀마) 주둔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부산 출신 위안부 김모 할머니를 찾아 사죄하라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한국에 왔습니다. 전쟁을 핑계로 비인간적 행위를 했던 과거의 잘못을 반드시 사죄하고 싶습니다.”

   
일본인 다케도미 지카이(오른쪽) 씨가 8일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 역사관에서 열린 유물기증식에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사진 등 관련 자료 30여 점을 공개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8일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 역사관. 일본인 다케도미 지카이(63)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케도미 씨는 일본 후쿠오카현에 있는 병사·서민전쟁자료관의 부관장이다. 전쟁을 모르는 전후세대에게 참상을 알리려고 운영하는 곳이다.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

자료관 설립자는 작고한 다케도미 도미오 씨로 다케도미 지카이 씨의 아버지이다.

다케도미 씨는 이날 일본의 위문편지 보내기 운동으로 한국 학생들이 군에 보낸 편지 3점과 한국 주둔 일본군의 사진을 비롯해 전쟁 유물 30여 점을 기증했다. 현재 후쿠오카의 자료관에서 위문편지 기획전시를 열고 있지만, 역사관에 원본을 기증하려고 현지 전시품은 복사본으로 대체했다.

눈에 띄는 기증 유물은 버마 주둔 일본군 위안소에 강제동원됐던 김 할머니의 사진이다. 이 사진은 다케도미 씨 아버지의 친구가 “반드시 김 할머니를 찾아가 과거의 잘못을 사죄해달라”는 유언과 함께 다케도미 씨의 아버지에게 전했다.

아버지 또한 친구의 유언을 들어주지 못하고 2002년 눈을 감자 사진은 다케도미 씨의 손으로 넘어왔다. 다케도미 씨의 아버지는 21살부터 30살까지 일본군에 복무하며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다. 그의 친구 또한 함께 복무했던 동료다.
김 할머니를 수소문 하던 다케도미 씨는 2005년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 소장도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김 할머니의 행방을 찾아 달라고 의뢰했다. 역사관은 위안부 전문기관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과 협조해 김 할머니를 수소문했으나 아직 찾지 못했다.

비록 김 할머니를 찾지 못했지만 공개사과 형식이라도 빌려 사죄하겠다는 게 다케도미 씨의 방한 목적이다. 다케도미 씨는 “과거의 잘못을 밝히고 일본이 피해국인 한국과 역사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은 나도 아버지와 같아서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다케도미 씨는 유물 기증식 이후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들러 다시 한 번 사죄했다.

역사관은 김 할머니의 사진을 전시하지 않고 계속 행방을 추적할 계획이다. 다른 기증 유물은 역사적 의미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한 뒤 공개할 계획이다. 역사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존재를 부정해도 다케도미 씨 같은 자기고백 형식의 증언은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귀중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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