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도 대평동 수리조선소 일대
- 문화예술 접목 도시재생 진행
- 근로자 “동물원 원숭이 된 기분”
- 방문객 좁은 도로에 불법주차
- 교통난에 크레인 이동도 막혀
우리나라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이자 수리조선 1번지인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객들이 조선소 내부로 들어가 사진을 찍거나 비좁은 도로에 주차를 하는 바람에 작업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의 성장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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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7일 깡깡이마을 일대 수리조선소 단지. 선박부품제조·공업사 200여 곳과 조선소 8곳이 밀집한 공업단지답게 기계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노동자는 “일부 관광객이 고공 크레인작업을 하는 바로 아래까지 접근해 허락도 없이 촬영할 때는 공구가 아래로 떨어질까봐 아찔하다”며 “먼지 나고 위험한 일이 구경거리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새벽 작업을 마치고 오전 10시부터 30분간 부둣가 옆 그늘에 쉬고 있으면 누군가 몰래 사진을 찍고 간다. 그럴 때는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며 “우리도 인권이 있다”고 씁쓰레했다.
왕복 1차로인 대평동 부둣길도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정체가 심해졌다. JY조선 하병기 대표는 “최근 비좁은 도로 양쪽으로 주차가 몰리면서 크레인이 이동을 못 해 수리가 3시간 이상 지연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대평동을 40년 넘게 지켰다는 그는 “침체된 동네를 살리려는 취지는 좋지만 정작 200여 업체가 고통받는 현실은 누구도 모른다. 영도구가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광마린의 한 경영진은 “주말에 차를 몰고 나갈 때면 5분이면 빠져나갈 거리를 30분씩 갇혀 있을 때도 있다”면서 “기업 주차공간에 관광객들이 차를 대기도 해 골치”라고 말했다.
깡깡이마을이란 문화예술을 접목해 대평동을 재생하는 사업이다. 2015년 부산시의 ‘예술상상마을’에 선정됐다. 올해까지 35억 원이 투입돼 영도와 내륙을 연결하는 도선을 복원하고 낡은 공장 벽면에 색채·패턴을 입혀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깡깡이마을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이 원주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다. 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 송교성 사무국장은 “요즘 예기치 않은 민원이 자주 발생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관광객이 노동자들의 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투어 코스를 조정하고 촬영·출입 금지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대평동마을회 측도 “관광객이 허락도 받지 않고 공장에 들어가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는 처음부터 우려했던 문제”라며 “지난 4월부터 미디어에 깡깡이마을이 자주 노출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대표 도시재생지역인 감천문화마을도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원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를 당하거나 소음·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어 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