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가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 처음으로 발달장애인 지원 조례 제정에 나선다.

금정구의회는 오는 18일 발달장애인 전문가, 학부모, 종사자, 공무원 등 120여 명이 참석해 ‘부산시 금정구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부산에 1만2000여 명의 발달장애인이 살고 있고 금정구에 900여 명이 있다. 16개 구·군 중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 조례가 마련된 곳은 없다.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는 임은영 부산시 특수학교부모연합회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발달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 시간을 구 차원에서 늘리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활동보조 서비스는 신체 활동을 못 하는 장애인들이 목욕·요양·이동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애 등급에 따라 활동보조인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임 회장은 “나도 금정구에서 13년 동안 발달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정부와 시의 지원만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지역 16만8000여 명의 장애인 중 5400여 명이 정부 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시 자체예산으로 1000여 명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활동보조인을 지원받기 위해 배당 시간을 정하는 검사에서 신체에 불편함이 있는 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똑같은 기준을 적용받아 신체적으로 건강한 발달장애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배당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지 항목에서 주로 ‘혼자 걸을 수 있는가’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가’ 등 신체 활동에 관해 물어보기 때문이다. 토론회에 참가하는 ‘균도 아빠’ 이진섭 ㈔발달장애인과 세상걷기 대표는 “앞으로 정부나 시의 예산만 바라볼 게 아니라 구·군도 자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으로 나서는 금정구의회 박종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 기초단체에서 처음으로 제정하려는 조례인 만큼 금정구민을 포함해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