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부지 시 사업으로 편입
70년 역사를 가진 전국 유일의 성냥공장인 김해 진영의 경남산업공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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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김해시 진영읍 경남산업공사 성냥공장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 1948년 설립돼 70년의 역사를 지닌 경남산업공사는 지속적인 주문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달 말 문을 닫을 예정이다. 경남산업공사 제공 |
이 성냥공장은 경북 의성의 성냥공장이 2014년 휴업에 들어간 뒤에도 영업을 이어왔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폐업의 길을 택했다.
1948년 설립된 경남산업공사는 지속적인 주문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달 말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특히 김해시가 추진 중인 진영소도읍가꾸기 사업 지역에 공장 일부가 편입되면서 업체 대표는 폐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대째 이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조창순(89) 사장은 “친정아버지와 30년 전 작고한 남편이 시작한 이 회사는 한때 정말 불티날 정도로 잘 나갔지만 세월의 변화를 따라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며 “함께한 직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1970년대까지 직원이 300여 명에 달했으며 성냥은 생산되기 무섭게 트럭에 실려 서울, 인천 등 전국 각지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생산 제품은 사각,원통형, 미니 등 3종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경전선이 통과하는 진영역 부근 1650㎡ 부지에 자리 잡은 이 공장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 주민들 대다수가 이 공장에 취직해 밥벌이를 했을 정도로 ‘고마운 존재’였다.
이 마을 출신인 김해시청 고병진 팀장은 “진영 성냥공장은 배고팠던 시절 진영읍의 자랑이었다”며 “수많은 사연과 애환을 뒤로 한 채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는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해질 따름”이라고 말했다.
경북 의성의 성광성냥공업사, 인천의 유엔성냥과 경쟁하던 이 회사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라이터가 보급된 뒤 급격히 사세가 기울었다. 급기야 주요 설비가 동남아로 팔려나가는 수난을 겪었으며 현재는 5, 6명의 60~70대 직원들이 커피숍에서 주문한 미니 성냥 등을 만들며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 회사는 성광공업사가 2014년 휴업에 들어가며 생산을 중단한 뒤에도 가업을 잇겠다는 조 사장의 의지로 버텨왔다. 공장은 사라지지만 조 사장과 가족의 뜻에 따라 성냥 제조 기계 등 일부 상징물들은 철도박물관에 기증될 예정이다. 시가 폐선된 경전철의 진영역사를 개조해 철도박물관으로 조성 중이다.
김해시 김홍립 도시관리국장은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며 “탐방객이나 후세대를 위한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