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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2>‘원전마피아’의 팩트 비틀기, 사실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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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7-25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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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구언론을 보면 교묘히 팩트를 비트는 기사가 유독 눈에 많이 띤다. 친원전 전문가들은 국민의 목소리보다는 소위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우고, 탈원전에너지전환에 대해서는 ‘전력대란’이니 ‘전기요금폭탄’이니 하면서 마치 나라가 큰 일 날 것 같은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이들 언론에 나오는 내용을 쉽게 정리해보면 대체로 이러하다.

*전문가 아닌 국민이 뭘 아냐? 석달만에 무슨 공론화냐?

*미국의 ‘환경단체’가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해 ‘탈원전 재고’ 요청을 했을 정도다?

*KAIST 교수는 “후쿠시마엔 사람이 살아도 아무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대만도 전력수요땜에 원전 재가동한다? 미국, 영국, 일본도 원전재가동한다?

*탈원전에너지전환, 전력수급 대란온다?

*전기료 최대 3.3배 오를 수도, ‘전기요금폭탄’ 예고?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하면 ‘천문학적 매몰비용’ 어쩔건가?

*후쿠시마는 지진땜에 일어난 일 아닌, 쓰나미 때문일 뿐, 한국은 안전하다?

*원전비리 있다고 해도 별거 아니다, 원전업계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

*탈원전정책으로 40년간 육성한 원전산업, 원전수출 포기하자는 말인가?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앞으로 하나씩 팩트체크를 해나갈 생각이지만 우선 워낙 물량공세로 이데올로기 수준으로 홍보를 하기에 일단 전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큰 방향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전문가 아닌 국민이 뭘 아냐? 석달만에 무슨 공론화냐?

이 말은 친원전 전문가 말을 믿어달라는 것이다. 최근 원전 관련 학과 교수 417명이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에너지전환정책에 반대하는 선언을 했다. 이들 친원전 전문가들은 바로 ‘원자력업계 및 학회’의 이해당사자들이다. 연간 수천억원의 원전 관련 연구용역비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원전의 치명적인 한계인 ‘사고 위험’ ‘비리 은폐’ ‘폐로기술 부족’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문제’ 등에 대해 자기반성적 성찰을 보인 적이 없다. ‘원전 철밥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주권자인 국민의 ‘소비자주권’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을 선언한 사실이나 대만이 지난해 정권교체를 통해 탈원전을 선언한 일을 무시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독일이 약 3개월간 ‘에너지윤리위원회’를 만들어 공론화 과정을 통해 탈원전을 선언한 사실에 대해서는 소개하지 않는다. 후쿠시마원전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에 관한 전문가의 판단에 대해 국민이 불신임을 내린 것이다. 우리나라도 3개월간의 공론기간 중 ‘신고리5,6호기 백지화’에 집중해 찬반논의 과정을 거치고 이를 장시간 TV로 생중계함으로써 국민배심원과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원전사고의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은 바로 국민이기 때문이다.



   
환경발전 홈페이지에는 ‘원자력발전을 위대하게’라는 모토가 내걸려 있다.
2) 미국의 ‘환경단체’가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해 ‘탈원전 재고’ 요청을 했을 정도다?

TV조선(2017.7.6)은 ‘미 환경단체가 “탈원전 재고”…왜’라는 제목으로 최근 미국 환경단체 ‘환경발전(environmentalprogress)’의 마이클 셀렌버거(Michael Shellenberger) 대표 등 27명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원전 정책 의 재고를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고 보도했다. 이런 내용을 다른 언론이 확대재생산하면서 TV토론에 나온 친원전 전문가가 그 편지 내용을 읽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발전’이란 단체는 ‘환경단체’라기보다는 ‘찬핵단체’이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는 조잡하기만 한데 핵에너지를 ‘청정에너지(clean energy)’라고 지칭하고, 사용후핵연료조차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의 모토가 ‘원자력을 다시 위대하게!(make nuclear great again!)’이다. 최근에 ‘원전마피아’에는 이런 NGO도 포함된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시에라클럽, 그린피스, 지구의 벗, 세계 자연기금(WWF)등 환경단체들은 일관적으로 핵에너지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3) KAIST 교수는 “후쿠시마엔 사람이 살아도 아무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2017.7.12)에서 나온 영상을 보면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가 이렇게 말한다. “후쿠시마엔 사람이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만약 후쿠시마시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북유럽 쪽 핀란드 노르웨이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볼 수 있겠죠”. “(후쿠시마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지,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후쿠시마’란 사고가 난 후쿠시마원전 반경 20~30km 내가 아니라 ‘후쿠시마시’를 이야기한다. 후쿠시마시는 후쿠시마원전에서 반경 60~80km 떨어진 곳에 있다. 따라서 그곳은 당연히 방사능오염은 거의 없고, 따라서 생활을 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 지금 후쿠시마원전 반경 20~30km에는 10여만 이상의 피난민들이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후쿠시마시’를 ‘후쿠시마’로 오해하게 하고 자연방사선 수치가 높은 북유럽 일부 지역을 거론하면서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아베 정부는 후쿠시마원전 사고와 관련해 후쿠시마현지역의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지도, 이를 공표하고 있지도 않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4) 탈원전 대만도 전력수요땜에 원전 재가동한다? 미국, 영국, 일본도 원전재가동한다?

중앙일보의 최근 기사에서 ‘미국, 원전 공사중단 23년 만에 공사 재개...탈원전 대만도 원전 재가동(2017.7.12)’이란 내용이 나온다. 미국 테네시주 와츠바원전 2호기가 23년 만인 2008년 약 2조8150억 원의 추가예산 투입해 공사재개한 뒤, 지난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는 착공 33년 만의 일이다. 미국 스리마일섬사고 이후 원전 건설은 사실상 동결됐고, 어쩌다 하나 재개하는 걸 침소봉대한 것이다. 고리1호기 쌍둥이 키워니원전은 이미 2013년 채산성 부족으로 폐로했다. 듀크에너지도 2013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크리스털리버원전 폐로하기로 발표했고, 엑센론은 뉴저지주 오이스터클리크원전을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당긴 2019년에 폐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전 104기를 갖고 있었으나 태반이 1980년대 이전에 건설된 것으로 보수비용이 매년 늘어나고 있고 규제강화로 사업자에겐 큰 부담이 돼 키워니원전을 비롯해 4개 원전 5기가 운전을 종료해 종래 100기였던 미국 내 가동원전이 99기로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천연가스발전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만의 원안위가 최근 제2원전 1호기, 제3원전 2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는 것은 원래 가동 중인 3개 원전 중 2개로 2015년까지 가동하도록 돼 있는 것이 일시정지를 하다 원안위의 재가동 승인을 받아 가동하는 것일 뿐이다. 98% 완공된 단계에서 11조8000억 원이 든 룽먼원전은 당연히 가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걸 마치 대만이 탈원전정책을 포기한 양 왜곡하고 있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은 원전 제로를 공약으로 내세워 2016년 1월 대선에서 승리했고,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향후 6~9년 동안에 걸쳐 발전과 송전 부문을 분리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4%에서 2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대만의 원전 발전용량은 2015년을 기준 14.1%이다.



5) 전기료 최대 3.3배 오를 수도, ‘전기요금폭탄’ 예고?

위에서 언급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황일순 교수는 “전기요금이 20%밖에 오르지 않는다는 게 정부 발표인데 면밀히 검토한 결과 3배 정도 오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전원구성(에너지믹스)’을 바꾸는 오는 2030년까지 발전비용이 지난해 대비 21%(11조6,000억원), 1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3851kWh)은 6만2550원에서 7만3060원으로 20%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황 교수의 개인 견해를 제대로 된 검증도 없는 내용을 수구언론이 마구잡이로 확대재생산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전기료 최대 3.3배 상승을 이야기한 황 교수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이지만 언론에는 ‘원자핵공학과’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라고 쓰고 있다. 서울대 공대에는 원자핵공학과와 ‘에너지자원공학과’는 있지만 에너지시스템공학과는 없다. 황 교수는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이 아니라 ‘원자력시스템공학’ 전공이며, 주로 핵재료공학, 핵변환공학을 가르치고 있다. 전기요금 추정은 환경경제학 또는 에너지경제학의 영역에 속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친원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조차 원자력업계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객관성’을 포장하려하다보니 교묘히 팩트를 비트는 신공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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