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4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한 원세훈(66·사진)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015년 7월 대법원이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지 2년 만에 파기환송심이 모두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선거 운동을 곧 국가 안보라고 인식하고, 정부·여당에 반대하면 종북으로 규정해 심리전단으로 하여금 공격하게 지시한 것은 국가정보원법의 원칙을 넘어 국가정보원장의 지위를 이용해 대선에 관여한 선거운동”이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겐 각각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앞서 1심과 2심 때도 같은 형량을 구형했다.
검찰이 재판 막바지에 추가 제출한 ‘국정원 SNS 장악 문건’과 ‘국정원 내부 회의 녹취록’도 이날 증거로 채택됐다. 이 녹취록은 2009~2012년 원 전 원장이 국정원 부서장들과 회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원은 2013년 보안상 이유로 일부분을 삭제해 검찰에 제출했지만, 최근 삭제된 부분을 복구해 다시 제출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국 직원들을 동원해 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댓글을 남기는 등 여론 형성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2심은 선거법 위반까지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7월 핵심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의 결정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원 전 원장은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