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버스 통합관리제 확대 검토

부산시와 각 구·군이 4년째 동결된 마을버스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사용자 단체인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도 요금이 인상되면 기사 임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급(본지 지난달 18일 자 1면 보도)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한 마을버스노동조합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부산시는 지난 21일 구·군 교통과장 회의를 열어 마을버스 요금 인상에 잠정 합의하고 인상 폭은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마을버스 요금 조정 권한을 가진 각 구·군은 최소 100원 이상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버스 요금은 2013년부터 교통카드 기준 1010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은 동결된 마을버스 요금 때문에 매년 상승하는 기사 임금과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요금을 1150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24일 마을버스 노사의 임금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조합 측은 “지금까지 올해 시급으로 최고 6480원을 제시했다. 요금 인상이 추진되는 만큼 ‘시급 6500원 이상’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올해 최저임금(6470원)보다 낮은 시급인 6047원을 받고 있는 마을버스 기사들은 임단협 타결에 실패하자 시급 6750원 인상을 요구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노동조합 측은 “24일부터 이틀간 파업 찬반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노사가 모두 만족할 만한 중재안이 나오면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파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요금 인상 이후 마을버스 통합관리제 확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통합관리제는 시내버스의 준공영제와 비슷한 개념으로 자치단체가 버스업체의 운송수입금 부족분을 보전하는 대신 노선변경과 증차 권한을 갖는 것이다. 현재 도·농복합지역인 강서구와 기장군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요금을 인상하면 시민에게 부담이 전가돼 재정 투입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통합관리제 외에도 노선조정, 업체 대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 마을버스의 수익 증대를 위한 다양한 개선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