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의하는 다른 택시기사 폭행
- 신진세력과 이권사업 놓고 결투
- 단체객 상대 차량 무허가 영업

부산역에서 택시 대기 순서를 무시하고 장거리 승객을 싹쓸이하고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허가 영업을 한 속칭 ‘부산역팀’이 경찰에 붙잡혔다. 항의하는 다른 택시기사들을 집단 폭행하거나 신규 세력과 1 대 1 대결을 하며 이권을 유지해 ‘조직 폭력조직’처럼 운영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역에서 대기 순서를 무시하고 장거리 손님을 싹쓸이한 택시기사 등이 2010년 10월 경쟁자를 집단 폭행하는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폭력계는 19일 부산역 일대에서 ‘부산역팀’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택시기사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며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공동상해 등)로 택시기사 이모(53) 씨를 구속하고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07년부터 ‘부산역팀’을 만들어 택시 승강장 대기 순서를 무시하고 맨 앞쪽에서 자신의 택시를 세운 뒤 장거리 손님을 독식해 왔다. 이 씨는 2010년 10월 22일 김모(55) 씨가 다른 택시기사 수십 명을 모아 호객행위를 하자 1 대 1 대결을 벌였다. 당시 승부가 나지 않자 이 씨는 김 씨에게 술을 먹인 뒤 동료 2명과 함께 집단 폭행해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 외에도 부산역팀 소속 택시기사 2명은 지난해 9월 19일 오후 8시30분 순서를 지키지 않는 것을 항의하던 다른 택시기사 A(65) 씨를 마구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부산역팀의 2명도 지난해 9월과 지난 2월 같은 이유로 모범택시 기사 B(43) 씨를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부산역팀은 승합차로 단체 관광객을 불법으로 태워주는 ‘봉고 식구’도 운영했다. 봉고 식구 소속 승합차 운전기사 11명은 지난 3월 14일부터 4월 15일까지 단체 관광객에게 15만∼20만 원을 받고 유명 관광지까지 태워주면서 자신들이 안내한 음식점과 관광시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이용금액의 30∼50%를 받아 챙겼다.

부산역팀을 이끌었던 이 씨는 분기마다 단합대회를 하며 결속을 다졌다. 또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봉고식구와 택시기사에게 각각 10만 원과 5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총 190만 원을 챙겼다.

이 씨는 같은 부산역팀이더라도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거나 금품 상납을 거부하는 운전기사 2명을 수차례 폭행하고 기사들을 상대로 연리 135%의 불법 고리 대금업을 벌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