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급수 깨끗하고 넓은 하천서
- 120분 간 물고기 등 잡기 인기
- 계절따라 농산물 수확 프로그램
- 여름엔 감자 자두 등 요리 체험
- 주민과 함께 노는 축제도 추천
어른이라면 누구나 어릴 적 여름방학 때 시골의 친척 집이나 외가에서 재미있게 보낸 추억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경험은 단연 냇가에서 멱을 감거나 물고기를 잡은 기억들이다. 또래의 아이들과 입술이 새파래지도록 냇물에서 놀다가 배가 출출하면 감자나 옥수수로 배를 채우고 물고기를 잡기도 했던 그때는 언제 생각해도 그리운 장면이다.
그런데 요즘의 아이들은 쉽게 접해보기 어려운 추억이다. 경남 사천시 곤명면 초량다슬기마을은 시골에 친척이 없는 요즘 아이들도 그런 감성을 경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놀이와 고기잡이, 다슬기 잡기, 감자 캐고 옥수수 수확하기 등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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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사천시 초량다슬기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물고기 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초량다슬기마을 제공 |
■역사가 오래된 마을
남해고속도로 곤양나들목에서 다솔사를 지나 원전삼거리에서 왼쪽 하동군 북천면 방향으로 2㎞가량을 더 달리면 초량마을이다. 곤양IC에서는 11㎞ 떨어진 곳이다. 60여 가구 117명이 살고 있는 초량마을은 가야 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왔고 조선 시대 때는 곤양군 초량면의 소재지였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이고 상류에 오염원이라고는 없어 냇물이 1, 2급수로 유난히 다슬기가 많은 동네다.
마을 입구에는 수백 년생 당산나무 10여 그루가 수호신처럼 버티고 있다. 이곳은 마을 주민이라도 영구차는 둘러 다녀야 하고 오직 산사람만 다니도록 하고 있다. 마을 뒤에 있는 수백 년생 소나무 6그루도 ‘육 형제 소나무’라 하여 마을을 상징한다.
오랜 역사만큼 보수적이었던 마을이 잘살아 보자는 분위기로 전환된 것은 2009년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주민들은 깨끗한 물에서만 자라는 다슬기가 지천으로 깔린 마을 앞 하천을 체험장으로 제공하고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천은 넓고 수심이 완만하며 모래와 수초가 어우러져 물고기와 다슬기가 유난히 많다.
70여㏊의 비옥한 논밭에서는 쌀과 딸기, 토마토, 감자, 콩, 대추 등 친환경 농산물들이 생산되고 있어 이를 활용한 농촌체험을 시작했다. 여기서 나이 많은 마을 주민들이 체험하는 청소년들에게 정이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주기도 한다.
■120분간의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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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앞 하천에서 뗏목타기 체험을 즐기는 방문객들. |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초량마을에서의 가장 큰 행사는 다슬기와 물고기 잡기, 뗏목 타기를 함께 할 수 있는 120분간의 체험프로그램이다. 마을에서는 물안경과 그물망, 허리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제공해 1시간가량 다슬기를 잡거나 그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그러다 지칠 때쯤이면 뗏목을 타고 개울을 가로지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최대 100명까지 수용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마을 청년이 안전요원으로 투입된다.
프로그램을 마치면 가져온 쓰레기를 줍는 것은 물론 비누나 샴푸가 없는 맹물 샤워를 하도록 한다. 수질이 오염되면 다슬기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봄에는 딸기를 수확하고 밀을 구워 먹거나 밀전병을 만들 수 있고 여름에는 감자나 콩을 따거나 블루베리를 수확해 잼을 만들 수도 있다. 가을에는 알밤 줍기와 고구마 및 단호박 수확 체험, 표고버섯으로 토스트 만들기를 할 수 있고 겨울에는 메밀묵이나 두부를 직접 만들거나 찐빵이나 떡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다.
특히 겨울에는 다슬기를 첨가한 고추장을 만들거나 메주 만드는 체험이 인기를 끈다. 마을부녀회는 다슬기 수제비나 시골밥상, 백숙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모든 체험행사는 체험비가 있고 인원이 적으면 취소되기도 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체험장인 초량교 입구에는 주민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시기에 따라 판매하고 있다. 요즘에는 옥수수나 감자, 자두, 복숭아 등이 주로 나온다.
■반딧불이가 있는 다슬기축제
체험객에게 더 많은 재미를 주기 위해 해마다 다슬기축제도 개최한다. 올해 여섯 번째인 이 축제는 첫날 액운을 쫓는 조롱박 깨기와 소망등 날리기, 주민 30여 명이 참여하는 건강댄스, 작은음악회 등이 펼쳐지고 둘째 날에는 추억의 고무신 던지기 놀이와 깡통 차기, 다슬기 까기, 주민골든벨, 노래경연 등의 행사가 열려 체험객과 주민들이 하나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이 기간에는 주민들이 생산한 유기농 쌀과 고구마, 고추, 마늘, 된장, 매실장아찌, 고사리 등 15종의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초량다슬기마을 김노미 사무국장은 “마을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추억의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체험객이 찾아오고 있다”며 “내년에는 교육장을 더 늘리고 다슬기 양식장이나 가공시설을 도입해 주민들의 수익사업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