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한국 TV에서 활동하던 탈북자가 재입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북자 사회도 시끌시끌하다.

　지난 16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이름의 영상을 공개했다. 여상에 출연한 전혜성 씨는 한국에서 종편과 케이블 TV를 오가며 활동했던 ‘임지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 씨는 “2014년 1월 탈북했고 지난달 북한에 돌아와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뒤 한국 생활을 소개했다. 영상에서 전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술집을 비롯해 여러곳을 떠돌아 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출연한 방송내용과 관련해 제작진이 자신을 강압한 나머지 북한에 불리한 발언과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돈을 받기 위해서 탈북자들이 방송에 나와 북한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A 씨는 “한국에 와서 열심히 살고 있는 탈북자 전체를 욕보이는 발언이었다”며 “술집을 전전하든 다른 일은 하든 각자가 선택한 일인데 마치 강요당한 것처럼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 온 지 7년 째인 탈북자 B 씨도 “전 씨가 북한 매체에서 만든 영상 속에서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동의할 수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 씨는 탈북 후 한국에 들어와 TV조선, 채널A, 국방TV 등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왔고 지난 3월에는 서울예술종합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상태였다. 전 씨의 행적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재입북이 아닐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등지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을 빼내려다 중국 공안이나 북한 당국에 납치당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A 씨는 납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공안에 잡혀서 북으로 옮겨졌다면 소리소문 없이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 씨가 스스로 재입북을 선택했기 때문에 영상으로 공개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B 씨는 “납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에 재입북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북으로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3월 입국했던 탈북자 강모 씨가 재입북해 전 씨처럼 우리민족끼리에 출연해 한국사회를 비난한 적도 있다. 이후 강 씨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생활 중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