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역 두 번 모두 문제 심각 결과
- 시, 전면 제한·보전 구역 지정
- 대중탕·세탁소 등 타격 클 듯

연약지반인 경남 양산시 물금신도시 전역(1067만 ㎡)을 대상으로 지하수 개발이 전면 금지된다.

양산시는 한국농어촌 공사에 의뢰한 용역 결과 지하수를 퍼올리면 물금신도시 내 지반 침하 등 문제점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지하수 개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중목욕탕 등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업소들을 중심으로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용역팀은 2015년 3월부터 양산시 양주동과 범어·증산리 일대 물금신도시(3단계) 내 5개 지점의 암반층을 대상으로 계절·강우량별 지하수 채취에 따른 수위 변동 모니터링, 지하수 분포 모델링, 지반 침하 계측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 지점에서 하루 2.2~12.8t의 지하수를 퍼 올릴 경우 지반 침하 등 큰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물금신도시를 조성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6년 신도시 내 충적층을 대상으로 전문기관 용역을 실시해 지하수 개발 때 지반 침하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결과를 제시받은 바 있다.

양산시는 이 같은 두 차례의 용역을 통해 토양과 암반층 등 지반 모두에서 지하수 채취 불가라는 결론이 도출됨에 따라 지하수 채취 전면 제한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산시는 물금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0년께부터 이 일대가 연약지반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하수 개발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2007년께 범어리 물금신도시의 한 대중목욕탕 업주가 충적층 등 토양의 경우 LH 용역결과 지하수 개발은 안 되지만 지반 침하를 피할 수 있는 암반 지하수는 사용할 수 있다며 시의 제한 조처에도 지하수 개발을 강행했다. 또 세탁소 등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업소를 중심으로 암반 지하수 허용 요구가 잇따르자 이번 용역을 의뢰하게 됐다. 전문기관 용역으로 암반층 역시 지하수 개발이 안 된다는 지하수법상의 명확한 취수 제한 근거를 마련해 민원 소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양산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근거로 물금신도시 전역에 걸쳐 지하수 보전구역 지정을 추진해 지하수 개발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할 계획이다. 지금은 지하수법에 근거해 개발을 제한할 경우 행정소송 등을 통해 개발을 허용할 여지가 있는데, 보전구역으로 지정되면 개발이 원천 차단되기 때문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국내 대표적 연약지반 위에 세워진 물금신도시는 15만여 명이 입주하는 조건으로 설계돼 지반 침하가 생길 경우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다소 주민 피해와 불편이 있더라도 시민 안전을 위해서는 지하수 개발 차단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