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유산 관리보전 특별법 제정
- 예산 증액·전문직 확대 급선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야사 연구 복원사업'의 기본계획 수립과 지역 간의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영호남 전문가의 토론회가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문화유적의 조속한 현황 파악과 지속적인 정비·관리를 위한 자치단체 간의 유기적인 행정조직 구성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자치단체 간의 경쟁적인 복원 사업은 자제하는 대신 철저한 보존과 조사 등 사업이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도와 경남발전연구원은 13일 오후 '가야유적의 발굴·복원·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영호남의 가야사 석학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원광대 최완규(문화인류학부) 교수는 '백제 유적의 보존과 활용 사례로 본 가야사 복원의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가야의 문화유산은 행정구역을 뛰어넘는 한국 고대사의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행정 단위의 지역학에 매몰되면 안 된다"며 자치단체 간의 협력을 통한 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또 최 교수는 "가야 역사 환경을 효율적으로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과 예산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위한 지자체의 올바른 방향'이란 주제 발표를 한 창원대 남재우(사학과) 교수는 "문화유산의 관리와 보존을 위해 행정조직의 확대와 전문가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경남도의 경우 가야문화 유산이 밀집돼 있는데도 문화유산 관련 조직이 없고 전문직도 부족하다"며 경북도처럼 문화재과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군산대 곽장근(사학과) 교수는 '호남 동부지역 가야문화유산의 현황과 그 의미'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삼국시대 제철 유적의 밀집도가 높고 철기문화의 역동성을 보인 곳이 전북 동부 지역"이라며 "그런데도 지역에 산재한 430여 기의 가야계 고총이 잡목과 잡초에 갇혀 있을 정도로 호남 동부의 가야 역사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는 이날 세미나를 통해 제시된 가야사 복원 방안을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구인모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세미나 결과를 검토해 정책의 틀을 마련하고 영호남 자치단체 간의 협력체계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