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업무 계량 사실상 불가능"
- 성과 무관 등급책정, 불만 팽배

- "교사의 성과를 묻는 것 비합리"
- 전교조 '균등 수당' 전환요구

공공기관의 성과상여금(성과급)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정부는 공직사회도 민간기업처럼 경쟁을 유도하려면 성과금 차등분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무원노동조합은 균등분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교원 평가와 성과급 지급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면에 나설 정도로 반발이 극심하다.

	지난달 서울시 정부청사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성과상여금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조 부산지부 제공(왼쪽), 지난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성과상여금제도 반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부 제공

또 하나 있다. 정부의 강력한 조치에 따라 차등분배를 실시하는 자치단체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불협화음이 등장한다. 공공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며 성과 대신 고참이 최고 등급을 받는 게 공직사회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16년간 묵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등분배는 고참순으로

성과급 갈등은 2001년 시행 당시부터 불거졌다. 공직사회에서는 공공연하게 균등분배를 실시했다. 행정자치부가 매년 정하는 기준액보다 성과급을 더 받는 S와 A등급 공무원은 기준액 초과분을 자신이 근무하는 부서나 노동조합에 반납해 B 또는 C 등급을 받은 동료와 나눠 갖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공무원은 "왜 성과급을 분배해야 하느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2015년 11월 균등분배가 적발되면 성과급 환수와 파면까지 할 수 있도록 초강경 카드를 꺼냈다. 올해 부산 사상구와 기장군처럼 균등분배 문제가 불거진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다른 자치단체는 겉으로 차등분배를 하면서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많다. 부산시의 경우 5급 이하의 등급 평가는 근무성적평정(50점)과 부서장 직무성과평가(50점)를 통해 한다. 여기에 각 실·국장에게 약간의 재량권을 준다.

부서장 직무성과평가는 큰 차이가 없어 근무성적평가에서 등급이 나뉜다. 민간기업과는 달리 개인의 성과를 계량화할 수 없는 공공조직의 특성 탓에 근무성적평가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고참들에게 좋은 성적이 돌아갔다. 결국 성과급도 각 직급별 고참이 많은 혜택을 받는 구조다.

부산시의 한 간부는 "아주 뛰어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사담당 부서 간부는 "공공 업무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현재 시스템은 그동안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검토를 거친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인당 최대 236만 원 차이

차등분배로 제기되는 가장 큰 불만은 엄청난 액수 차이다. 부산시의 올해 성과급 지급 내역을 살펴보면 S등급을 받은 5급 공무원은 567만 원을 받았다. A 등급과 B등급은 각각 436만 원과 331만 원을 지급받았다. C등급(전체 2.5%)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S등급과 B등급은 무려 236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6급의 경우 S등급이 487만 원이고 B등급은 202만 원 적은 284만 원이다. 7급도 S등급(414만 원)과 B등급(242만 원)의 차이가 172만 원에 이른다. 1년 성과급이 최대 236만 원까지 차이나기 때문에 위화감마저 조성된다.

한 고참 6급 공무원은 "예전에는 균형분배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같은 부서에서 S 또는 A등급을 받으면 자진해서 기준액 이상을 반납해 평가가 나쁜 동료와 나눠 가졌다"며 "솔직히 같은 직급의 동료에 비해 한 해 200만 원 넘게 차이나는 임금을 받으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 여전히 균형분배를 하자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성과급을 나누다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부산항만공사를 상대로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한 결과 성과급 균등분배를 적발했다. 부산항만공사는 2014년 12월∼2015년 12월 3차례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성과급 17억7000여만 원을 모은 뒤 이 가운데 7400여만 원을 재배분했다. 2015년 12월 부산항만공사에서 성과급 나눠 먹기에 참여한 일반 직원은 93%, 간부급 직원은 94%나 됐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고 공직사회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금이 필요하다"며 "다만 등급을 매기는 방법과 평가방식은 개선책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급을 수당으로 바꿔라

성과급의 차등분배에 대한 반발이 강한 곳은 교직사회다. 지난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교조가 2522명을 상대로 실시한 '19대 대통령선거 교육의제 선정 조사' 결과 성과급과 교원평가 폐지가 7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전교조는 지난달 '성과급 폐지 촉구 10만 교사 서명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폐지는 현장 교원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교육개혁 과제 중 하나이며 교원 정책 적폐 1호"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지난해에도 똑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교조 부산지부 양혜정 수석부지부장은 "교사의 성과를 묻는 것 자체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비합리적 행동"이라며 "앞으로 성과급을 '수당'으로 바꿔 균등하게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교사는 담임을 맡는 등 상대적으로 업무가 많은 교사의 업무를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한다.

김희국 김봉기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