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구 애견특화거리 전환 계획에
- 상인 측 "생계대책 마련 땐 수용"
- 보상비 마련 부담에 진척 더뎌
- 동물보호단체 '전업촉구' 집회
초복(12일)을 맞아 부산 최대 개시장인 구포가축시장의 존폐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동물보호단체들도 집회를 예고했다. 북구는 구포가축시장을 애견시장으로 탈바꿈시키려고 구상 중이지만 막대한 보상비를 해결하지 못해 진척이 더디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와 공동으로 12일 구포가축시장에서 반려동물 식용 반대 집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가축시장 상인의 전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개 식용 반대 캠페인도 함께 벌일 예정이다. 김애라 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도심에서 생계를 이유로 잔인한 살상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며 "구포시장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려면 살상부터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구에도 구포가축시장의 철거나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난 1년(지난해 7월~지난달) 동안 659건이나 접수됐다.
조선 중기 구포시장 형성 때부터 자리 잡은 구포가축시장은 1970~80년에는 점포가 70여 개에 달할 정도로 성행했다. 최근에는 애견문화의 확산으로 개 식용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15개 상가만 명맥을 유지하는 중이다. 주 고객층도 내국인보다는 중국인과 동남아인으로 바뀌었다.
구포가축시장 폐쇄 요구는 지난해 전국에서 손꼽히는 성남 모란시장 내 개 시장 정비가 시작되면서 본격화했다.
북구는 구포가축시장을 애견용품 특화 거리로 전환하는 대안을 모색 중이다. 하반기에는 성남 모란시장과 대구 칠성시장을 비롯해 다른 가축시장의 사례 수집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에는 동물단체와 상인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공론화에 나설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도축육 진열 금지와 오·폐수시설 정비에 나선다.
문제는 예산이다. 대부분 상인은 생계 대책만 보장되면 업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상인은 "개 시장을 무조건 폐지하라는 건 상인들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면 철폐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구 최병환 경제진흥과장은 "해마다 지속되는 논란을 마무리 짓기 위해 큰 틀의 개선 방향은 정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이 보상비로 3억 원가량을 요구하고 있어 예산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