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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관광지 명성 기반 닦고도 쫓겨나는 원주민·영세상인

감천문화마을 젠트리피케이션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7-11 23:01:1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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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방문객 벌써 100만 명 돌파
- 5년 새 월세 3배…매출은 제자리
- 집값 올라 예술가 전시장 못찾고
- 외부인 유입에 주택거래량 급증

부산 사하구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은 도시재생의 모델이자 유명 관광지다. 2009년부터 예술가들이 진행한 마을 미술 프로젝트 '꿈꾸는 부산의 마추픽추'를 계기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2011년 2만5000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은 지난해 184만 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1~6월에는 100만 명이 찾았다. 그러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주택·임대가격 상승으로 원주민과 영세상인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대안정책연구소는 감천문화마을의 공시지가가 2011~2015년 21.4%나 급등(본지 11일 자 1면 보도)했다고 밝혔다. 현장을 가봤다.
11일 부산 사하구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 상가 일대. 이곳 상인들은 "매년 임대료가 크게 올라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매출은 제자리인데 뛰는 임대료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5년 새 월세가 300% 오른 곳도 있어요."

11일 오전 감천문화마을에서 만난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이곳에 유명 조각작품을 설치한 A 작가는 최근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는 오는 10월이면 전시·작업실 임대 사용기간이 끝나는 탓에 새 공간을 찾아 나섰다. 마을에 공인중개사무실이 없는 탓에 지인에게 물어가며 길가에 자리 잡은 6평(약 20㎡) 남짓한 주택을 찾았다. 언제 준공된 지 모를 정도로 낡았는데도 매매가는 6000만 원에 달했다. A 작가는 "2주 뒤 그 건물이 '1억 원으로 올랐다'는 말을 전해 듣고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A 작가의 경우처럼 감천문화마을 주요 상권의 부동산 시세는 3.3㎡당 10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안옥희(76) 할머니는 65년 전 태극도마을이 만들어질 무렵부터 산증인이다. 감천문화마을은 과거 부동산 거래가 없다시피 했을 정도로 한적했다. 안 할머니는 "집들이 다 오래돼서 집값이랄 게 없는 수준이었다"며 "요새는 13평짜리 건물이 1억5000만 원에 팔렸다. 가정집으로 쓰던 집이 다들 장사하는 집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료도 말도 못 하게 올랐다. 관광객만 보고 가게를 임대했다가 손해 보고 나가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고 전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모(여·63) 씨도 임대료 상승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2012년 말 최 씨가 영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는 30만 원이었다. 당시 최 씨는 10만 원 수준이던 월세를 30만 원 주겠다고 건물주에게 제안했다. 주변 상인들이 "임대료를 끌어올린다"며 최 씨를 나무랄 정도였다. 올해 최 씨는 보증금 1500만 원에 매달 100만 원을 임대료로 내고 있다. 5년간 월세만 3배 오른 것이다.

2008년 21곳에 지나지 않던 감천문화마을의 상가는 현재 79곳까지 늘어났다. 규모는 커졌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이모(73) 씨는 "감천문화마을이 유명해질 무렵에는 재미를 좀 봤다"면서도 "감천에 왔던 사람들도 점차 국제시장이나 자갈치시장에서 돈을 쓴다"며 아쉬워했다.

지금도 임대료 상승 원인 제공자는 방문객 숫자만 믿고 높은 월세에 상가를 임대하는 외부인들이다. 올해 새로 문을 연 한 상가는 기존 세입자에게 권리금 3500만 원을 지급하고 30만 원이던 임대료를 100만 원으로 올리는 조건으로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감천2동의 단독(다가구)주택거래량은 감천문화마을 환경정비가 시작되기 전인 2008년 25건에서 2015년과 2016년 총 120건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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