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대야 못지않은 더위 지속
- 시민들 "불쾌지수 높고 잠 설쳐"
이달 들어 유사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면서 '잠 못 드는 밤'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온 데다 장마로 인한 습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밤마다 열대야 못지않은 더위와 씨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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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에도 북적이는 해운대- 장마 영향으로 습하고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많은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9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부산의 최저기온은 지난 8일에 이어 23.9도였다. 지난달 23일부터 꾸준히 최저기온이 20~24도 이상을 기록한 데다 지난달 29일부터 장마가 시작되면서 열대야와 유사한 밤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달 30일 강원·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본격적인 열대야가 오지 않았는데도 높은 습도로 인해 열대야에 버금가는 불쾌지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장마철에 접어든 지난달 29일의 습도 85.6%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80~90%를 유지하고 있다.
박호정(35·동래구 명륜동) 씨는 "장마철이라 계속 구름이 끼어 있는데 습도도 높아 잠을 이루기가 힘들다. 10ℓ용량의 제습기를 하루에 2번씩 갈고 있지만 너무 습해서 불쾌지수가 높다"고 호소했다. 직장인 손모(여·37) 씨는 "집에 에어컨이 없어 8개월 된 아기가 며칠째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약하게 선풍기를 틀고 부채질로 아기를 달래느라 나도 계속 잠을 설쳐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부산기상청은 장마로 인해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열대야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라 하더라도 습도나 열섬현상(heat island·도심의 온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해 열대야와 유사한 밤 날씨가 유지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에 뜨거워진 지상의 복사열이 수증기로 들어갔다가 밤에 열기를 재방출해 맑은 날이나 건조한 날보다 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며 "열대야의 기준인 최저기온 25도는 편의상 정의일 뿐 이와 비슷한 온도를 보이는 날에는 깊이 잠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열대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7월 말에 시작해 다음 달 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 사이 열대야는 곳곳에서 8월 말까지도 나타났다. 실제로 부산과 포항의 경우 2012년 8월 29일, 영덕은 같은 해 8월 28일에 마지막 열대야가 발생했다. 지난해도 부산은 8월 26일까지 열대야가 있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