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 세미나 열고 전담팀 운영
- 부산시 부지확보·주민 여론수렴
- 기장군의회는 유치 결의안 채택

원자력발전소 해체센터 유치를 두고 부산과 울산시가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해체센터는 지난해 정부의 타당성 용역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산됐으나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1호기 퇴역식에서 "동남권 해체센터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울산시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5일 오후 1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울산테크노파크(TP)에서 '원자력 해체기술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고리1호기 해체기술 현황과 전망 ▷해체 해외사례 ▷영구정지 원자로의 규제 법규와 해체 준비 순으로 발표가 진행됐다. 울산은 지난달 23일 오규택 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울주군·울산TP·유니스트·울산대가 참여하는 전담팀도 구성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울산시의회가 해체센터 유치결의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울주군의회가 결의문을 채택했다. 오 경제부시장은 "울산은 기계·화학·플랜트를 비롯한 해체 연관 산업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다음 달에는 해체산업 실태조사와 입지 타당성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기장군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기장군은 동남권의과학산업단지(147만 ㎡)에 이미 해체센터 부지 11만㎡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기장군은 2014년까지 100여 명이 활동했던 해체센터 유치추진위원회를 재구성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해체센터 유치를 위한 여론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 기장군의회는 지난달 30일 해체센터 유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기장군의회 김대군 의장은 "고리원자력본부 때문에 크고 작은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해체센터는 기장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의과학산업단지에 이미 부지를 준비해뒀다. 정부가 결정만 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최근 기장군이 해체센터의 적지라는 건의서를 여러 차례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도 최근 해체센터 유치위원회 구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에는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있다. 경북 울진에는 한울원자력본부가 있다.

산업부는 올 하반기께 해체센터 조성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부산·울산·경북의 관심은 알고 있다. 앞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