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유독가스가 누출돼 부산 사상구 일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가스 누출사고(본지 지난달 2일 자 1면 보도·사진) 원인이 드러났다.
부산 낙동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관리단은 지난달 1일 사상구에서 발생한 폐수처리공장의 가스누출사고 원인은 '유해화학물질의 부주의한 취급' 때문이라고 6일 밝혔다.

화학안전관리단에 따르면 누출된 가스의 주성분은 이산화질소로 폐기물에 들어 있던 황산과 질산이 반응해 만들어졌다. 산업폐기물처리업체인 S 사 직원들은 사고 당일 폐기물 저장조 내의 폐수를 모두 반응조에 옮겨 담았다. 반응조는 폐수에 화학약품을 섞어 중화하기 위해 보관하는 장소다. 폐수가 빠져나가고 슬러지(찌꺼기)만 남겨진 정화조 내에서 슬러지에 포함된 황산과 질산이 반응하면서 뜨거운 열기와 함께 노란색 이산화질소가 생성돼 가스 누출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사고는 회사 관계자들이 폐기물 속에 있던 화학물질의 반응을 정확히 알지 못해 빚어졌다. 윤봉희 화학안전관리단장은 "슬러지 내의 화학반응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폐수를 남겨 놨어야 하는데 폐수를 모두 비워냈기 때문에 화학 반응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단장은 "현행 법률로는 폐기물처리업체가 유해화학물질 취급허가를 받지 않고도 폐기물을 다루는 데 문제가 없다"며 "화학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관련 법령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학안전관리단은 사상구 가스 누출 사고 이후 폐기물 처리업종도 유해화학물질 취급허가를 의무화하도록 환경부에 건의했다.

한편 S 사는 사고 이후 50일 동안 조업을 할 수 없는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환경청으로부터 화학사고 발생 신고의무 위반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