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대동 면세품 구입
- 日 반출 후 다시 한국 반입
- 직원들, 판매 실적 인센티브
- 관세법 위반 무더기 기소
- 법인 웨스틴조선호텔 감독소홀
- 양벌규정 적용·별도 과징금도
신세계 면세점 부산점 직원들이 125억 원대의 면세품을 밀반입한 보따리상들과 결탁해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무더기 기소됐다. 검찰은 면세점장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10여 명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고 주의감독 의무 소홀 책임을 물어 면세점 법인도 재판에 넘겼다. 면세점 법인이 밀수입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부산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5일 2013년 5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외국인 명의로 명품시계를 비롯해 시가 125억 원 상당의 면세품을 구입한 뒤 일본으로 반출했다가 다시 국내로 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보따리상 2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일본인 보따리상 2명을 수배하고 개인 구매자 9명과 신세계 부산면세점 직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모(52) 씨를 비롯한 보따리상들은 면세점 단골고객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면세품을 외국인과 함께 구입한 뒤 일본인 보따리상을 시켜 일본으로 반출했다.
이어 한국으로 입국하는 일본인 관광객과 한국인 보따리상 편으로 들여와 국내 구매자에게 전달했다. 외국인은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가격에 제한을 받지 않고 면세품을 구입해 출국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고객은 값비싼 명품을 면세가격에 샀고 보따리상은 면세품 구매가격의 5∼7%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면세점 직원들은 판매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보따리상들은 국내 구매자가 면세점 직원에게 '키핑'해 놓은 면세품도 이러한 수법으로 반출·반입해 면세점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키핑'은 구매자가 미리 면세점 직원에게 구매할 물품을 지정해두는 것이다.
신세계 부산면세점 직원 A(43) 씨 등 12명은 친분이 있는 구매자들이 면세품 구입을 희망하면 밀반입 수법을 알려주면서 보따리상을 연결시켜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러한 범행에 면세점장부터 판촉사원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점을 확인한 검찰은 양벌규정을 적용해 면세점 법인 ㈜웨스틴조선호텔도 기소했다. 롯데면세점 부산점 직원 1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된 국내 구매자들이 밀수입한 면세품 품목은 수천만 원짜리 명품시계와 고가 핸드백 등 다양했다. 한 구매자는 2억 원이 넘는 면세품을 이런 수법으로 사들였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한 두 차례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조직적이고 관행화한 면세점의 밀반입 범죄로 규정했다. 관세당국은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웨스틴조선호텔에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법인은 추후 면세점 면허 갱신 심사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