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불러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채 전 총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지만, 손 앵커는 "답은 나와있다"고 지시한 사람을 짐작했다.

	(사진 =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5일 JTBC에서 방영한 '뉴스룸' 2부에는 채 전 총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에 대해 설명했다.

국정원은 지난 달 19일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국정원 댓글 사건과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공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련 사항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는 건 국민주권주의, 법치주의 등 우리 헌정 질서를 훼손한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평가한 뒤 "나아가 박근혜 전 정권 정통성과도 직결된 심각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이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엄청난 비협조와 증거인멸 등이 연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채 전 총장은 "당사자로서 스스로 가장 의문이 남는 점이 무엇인가"하고 손 앵커가 질문하자 "국정원 DB 압수수색 못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다만 삭제가 어렵고 대부분 자료가 지금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는 감찰실에서 자체 조사를 한다고 하니 관련자 일체를 축출하고 전수조사를 한다면 진상규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 앵커가 "데이터 자체를 없애버리는 기술이 있다고 들었다. 완전히 삭제했다면 못 찾는 것이 아닌가"고 질문하자 채 전 총장은 "기술적 문제는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복구가 불가능하다 해도 삭제한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지운 사람 책임 문제 추궁이 가능하다. 증거인멸 지시한 사람이 책임이 있을 것"이라 견해를 밝혔다.

이어 손 앵커는 단도직입적으로 "당시 윗선 압박 실체 말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채 전 총장은 "전직 검찰총장 직무상 문제로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요체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사 결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관련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법무부에 계획을 보고하자 공직선거법위반 적용은 곤란하고 구속도 곤란하다는 등 다각적인 말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고 답했다.

손 앵커가 재차 "어디서 말이 나왔냐"고 물었고, 채 전 총장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고 청와대와 법무부"라고 답했다.

손 앵커는 "사실상 말씀하신 셈인데, 특정 인물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거냐"고 재차 질문했다. 채 전 총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채 전 총장은 '다각적으로' 지시가 내려왔다는 말을 반복했다. 손 앵커는 "검찰총장보다는 상위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 추측한 뒤 "짐작하신대로"라는 답변이 돌아오자 "답은 나와있다"고 말했다. 신동욱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