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부산고검장(56·사법연수원 18기)이 지명됐다.

검찰조직의 안정 도모와 조직 장악력을 갖추고 검찰조직 내에서 상당한 신망이 있는 인물이어서 '파격'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파격인사'를 단행하면서 한 차례 '인사 쓰나미'가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57·사법연수원 23기)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면서 역대급 기수 역전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52·19기)과 김주현 전 대검 차장검사(56·18기)가 사의를 표했다.

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기수정리가 단행되자 검찰 내부는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문무일 고검장의 검찰총장 발탁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기수파괴와 좌천성 인사 등으로 뒤숭숭한 조직 내부 분위기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총장에 외부 인사가 아닌 조직 내 인사를 발탁한 것 역시 조직 장악력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무일 부산고검장은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 고대 법대를 졸업했다. 박상기 법무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모두 호남 출신이 된다.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2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1994년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지존파 사건'을 파헤치는 데 앞장섰다. 지금까지도 검찰 수사의 교본처럼 여겨진다. 당시 문 총장 후보자는 단순 추락사로 보였던 변사체에서 살해 흔적을 발견해 이를 단서로 전국을 뒤흔든 지존파 일당의 범죄 행각을 낱낱이 밝혀냈다.

문 후보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서울지검 특수부로 발령났다. 서울시내 버스조합비리, 대형건설회사 담합비리,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했다.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 공적자금비리 수사본부에서 대기업 수사를 담당했고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다. 이후 대검찰청 특별수사지원과장과 과학수사2담당관으로 일했다.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아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 등을 기소했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전직 검찰 간부는 "(문 총장 후보자가) 아주 깐깐하고 원리원칙을 지키는 곧은 성품의 소유자"라며 "수사 중 어떤 여론이나 정치 풍향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원칙대로 처리해왔다. 큰 사건을 많이 맡았지만 특정 정권의 꼬리표나 정치 성향에 대한 품평이 나오지 않은 데서 그의 성향과 성품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것, 형사사법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우리나라 시대 상황이 바라는 것을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다"며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