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제를 승용차 혼용으로 만들어라."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추경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단서를 달아 논란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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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개통한 중앙버스 전용차로(BRT)의 모습. 국제신문 DB |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는 최근 2017년 1차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BRT(버스중앙차로제) 추가 설치 예산 20억 원을 의결하면서 '해운대구 운촌삼거리~부산기계공고 앞 500m 구간을 버스와 일반차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혼용차로로 시공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BRT가 시내버스의 통행속도 개선을 위한 사업인데 일반차도 다닐 수 있도록 하라는 의미다. 최준식 시의원(해운대2) 의원은 "도로가 좁고 급커브길이어서 평소에도 정체가 심해 단서를 달았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BRT를 혼용차로로 운영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발상"이라며 "BRT는 '버스만 빨리 다니는 길'이 아니라 '버스만이라도 빨리 다니는 길'을 만들자는 의미인데 이러한 취지를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BRT 노선에 일반차로와 버스차로의 칸막이가 없다. 따라서 혼용차로 시공이라는 단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버스차로에 일반차의 진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만약 제한하지 않는다면 굳이 예산을 들여 BRT 공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1일부터 BRT 구간 위반 차량에 5만 원(승용차 기준)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과태료 부과를 무릅쓰고라도 BRT를 이용하려면 현재 구조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BRT를 혼용차로로 운영하면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부산경찰청 측은 "중앙차선을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바깥 차선으로 나오거나 일반차가 BRT 구간에 진입하려고 들락거리면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혼용차로 때문에 정체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가 우려했다.
단서조항을 요구한 최 의원은 "BRT 예산을 전액 삭감하려는 분위기와 함께 BRT 조성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공존해 중재안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혼용차로 운영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